[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가 빈 수레로 남을 위기다. 이용자 불만과 투자 지연 악순환이다. ▲초고속 ▲초용량 ▲초저지연 서비스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5G 불법보조금 문제로 통신사 처벌을 앞두고 있다. 가입자 성장세는 둔화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예약판매 성과를 냈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국내 5G 이동통신 가입자는 495만8439명이다. 전월대비 29만285명 증가했다. 5G는 지난해 4월 상용화 했다. 전월대비 가입자 증가는 2019년 8월 70만명대를 정점으로 하락세다. 상용화 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30만명대 아래로 떨어졌다.
5G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정부와 통신사의 합작품이다.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설익은 서비스를 팔았다. 통신사는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과 차별화를 위해 지원금으로 경쟁했다. 정부는 징계 카드로 싸움을 말렸다. 현재 상용화 한 5G 서비스는 5G와 LTE를 동시에 접속하는 NSA(Non-standalone). 5G 요금을 내지만 LTE 접속이 더 많아 소비자 불평이 쏟아졌다. 5G에서 LTE로 이동하는 가입자까지 나왔다. 통신사도 돈을 써 5G 가입자를 확보할 이유가 없어졌다.
통신사 관계자는 “5G 가입자가 2년 동안 통신사와 요금제를 유지한다는 전제로 지원금 등을 주는 것인데 지원금 총액이 기대수익을 넘어가는 것을 감수하며 마케팅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라며 “품질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는 것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유탄은 ‘갤럭시S20’ 시리즈가 맞았다. 전작 ‘갤럭시S10’ 시리즈에 비해 예판 성과가 좋지 않다. ▲갤럭시S20 ▲갤럭시S20플러스 ▲갤럭시S20울트라 공급 비율을 맞추지 못했다. 코로나19까지 겹쳤다.
5G는 LTE에 비해 ▲초고속 ▲초용량 ▲초저지연이 강점이다. 5G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의 활성화 기반이다. 전 세계가 5G를 사회 인프라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여기는 이유다.
이 때문에 5G용 주파수와 투자가 중요하다. 이동통신은 주파수 폭이 넓어져야 속도와 용량이 늘어난다. 주파수는 대역이 낮을수록 적은 기지국으로 넓은 반경에 서비스할 수 있다.
국내는 5G용으로 3.5기가헤르쯔(GHz) 280메가헤르쯔(MHz)폭과 28GHz 2400MHz폭을 배분했다. 통신 3사는 3.5GHz만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기준 5G 기지국 수는 총 9만2840국이다. 3사 평균으로 나누면 3만개가 조금 넘는 수치다. 이 중 절반 가까운 기지국을 서울·수도권에 배치했다. 28GHz는 없다. LTE는 전국망 구축에 통신사별 10만개 이상 기지국이 필요했다. 주파수 특성을 감안하면 5G는 이보다 많은 숫자가 있어야한다.
기지국 확대는 28GHz 투자와 병행해야 한다. 28GHz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각각 800MHz폭을 갖고 있다. 같은 조건이면 3,5GHz 5G보다 8~10배 빠르고 많은 용량을 담을 수 있다. 하지만 28GHz는 3.5GHz보다 투자비가 많이 든다. 정부가 부과한 28GHz 기지국 의무는 주파수 할당 후 3년 이내 1만5000개다. 통신사는 올 하반기 또는 2021년 상반기 28GHz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3.5GHz와 28GHz 즉 6GHz 이하 대역(sub-6)과 초고대역(밀리미터웨이브)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이미 나와 있다. 갤럭시S20 시리즈가 1번 타자다. 퀄컴 스냅드래곤865 플랫폼을 활용한 스마트폰은 5G 전 대역을 수용할 수 있다. 국내는 예외다. 28GHz 투자 일정이 확실치 않아 관련 기능을 뺐다. LG전자도 ‘V60씽큐’를 북미 등에서만 팔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