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통신3사가 5G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고래 싸움을 펼친 지난해, 알뜰폰 등이 터졌다. 지난해 4월 5G를 상용화한 후 통신3사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점유율 경쟁에 나서면서, 알뜰폰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됐다. 지난해에만 알뜰폰 번호이동 고객은 30만명 순감했다.
27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번호이동한 고객 수는 총 70만5090명으로, 전년대비 1만2700여명 늘었다.
통신3사별로 보면, KT와 LG유플러스로 이동한 알뜰폰 가입자가 증가했다. KT로 옮긴 알뜰폰 가입자 수는 17만8000여명,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한 경우는 18만5300여명으로 각각 전년대비 1만2000여명, 1만6700여명 순증했다. 반면, 알뜰폰에서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고객 수는 34만1800여명인데 오히려 전년대비 약 1만6000명 줄었다.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고객 수는 42만8600여명으로, 전년대비 13만6000여명 줄었다. 이에 따라 알뜰폰 전체 번호이동 이용자는 27만6529명 순감했다.
이와 비교해 통신3사는 지난해 번호이동을 통해 모두 순증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가장 많은 수의 가입자를 뺏어오는 데 성공했다. 통신3사 번호이동 고객수는 ▲LG유플러스 12만3200여명 ▲SK텔레콤 11만7600여명 ▲KT 3만5800여명 순으로 나타났다.
통신3사는 5G 상용화 후 매 분기 2조원 이상 마케팅비용을 쏟으면서 가입자 유치에 주력해 왔다. 상용화 직후에는 불법보조금이 난무하며, 마이너스폰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알뜰폰 시장 내 가입자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유지하며 망 도매대가 인하, 5G 요금제 출시 등을 지원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정부는 올해 3~4만원대 5G 중저가요금제를 알뜰폰에서 우선 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통신3사 5G 중저가요금제 확대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알뜰폰 시장에 진입한 KB국민은행으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KEB하나은행도 SK텔레콤과 손잡고 알뜰폰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알뜰폰 시장에 들어오는 신규 사업자들이 메기 역할을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대기업‧대형 알뜰폰 기업의 등장으로 중소 알뜰폰 업체들이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