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11월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장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찍었다. 알뜰폰은 특히 녹록지 않은 11월을 보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전후로 이른바 ‘공부폰’ 가입자들인 수험생이 대거 빠져나갔다. 아이폰11 출시 및 통신사 5G 마케팅도 영향을 미쳤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통계에 따르면 11월 번호이동 수는 자사 번호이동을 제외하고 전월(48만6080명)보다 7만7634명(15.97%) 늘어난 총 56만3714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번호이동 50만을 처음 돌파한 8월 이후 증가세가 꺾였다가 다시 반등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일 타격을 받은 곳은 알뜰폰(MVNO)이다. 알뜰폰은 자사 번호이동을 제외하고 통신사로부터 3만2814명을 유치하며 선방하는 듯 보였지만 그 2배인 6만4290명을 빼앗겨 총 3만1476명이 순감했다. 시장 침체가 계속된 알뜰폰은 올해 들어서만 3만~4만명대 가입자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통신사(MNO)들의 번호이동 폭은 크지 않았다. 자사 번호이동을 제외하고 SK텔레콤은 1만2789명 순증했다. 20만2917명을 유치하고 19만128명을 내줬다. LG유플러스도 15만2421명을 데려오고 14만1459명을 빼앗겨 1만962명이 늘었다. KT는 14만1969명을 유치했지만 13만4244명을 내주고 7725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알뜰폰 고객 이탈은 다양한 변수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우선 11월은 수능을 전후로 알뜰폰 가입자 이탈률이 부쩍 커지는 달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수능 수험생들의 알뜰폰 해지 비율은 평균 2%대였다가, 수능일인 11월 14일 직후 약 20%, 최대 35%까지 치솟았다. 통신3사 모두 수험생 전용 상품을 내놓으며 불을 붙였다.
하반기 신작 아이폰11 출시와 통신3사의 5G 마케팅도 한몫했다. 5G 가입자 수는 각각 8월 SK텔레콤과 9월 KT가 총 100만명을 달성한 데 이어 10월 LG유플러스도 마지막으로 100만명선에 합류했다. 플래그십 마케팅 강화로 통신사 간 번호이동도 상당수 발생했지만 알뜰폰 가입자도 일정 부분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4일 정식 출시된 KB국민은행의 첫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Liiv M)’도 누적된 알뜰폰 시장 침체를 반전시키진 못했다. 오히려 알뜰폰의 번호이동은 통신3사 고객이 아닌 알뜰폰 사업자 간에 활발했다. 알뜰폰 간 번호이동은 전체(6만6407명)의 절반에 이르는 3만3593명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입학이나 졸업 시즌 또는 수능 직후 학생 알뜰폰 가입자가 통신사 쪽으로 많이 빠져나간다”면서 “출범 첫달을 맞은 국민은행 알뜰폰 리브엠도 아직은 통신사 고객을 뺏어오기보다 알뜰폰 시장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