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과 태광산업 등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M&A를 위해 지난 5월9일 신청한 합병 및 주식취득 인가에 대해 조건을 부과해 인가한다고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M&A로 인한 시장 경쟁 제한 또는 이용자 이익 침해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대신 일부 조건을 부과했다. 알뜰폰 결합상품 동등제공, 유선통신·케이블TV 간 결합상품 위약금 폐지, 결합상품을 통한 케이블TV 가입자 부당 유인 금지 등이다.
또, 인터넷TV(IPTV)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합병 최초 사례라는 점을 고려해 IPTV·SO 간 회계 구분 및 서비스 차별방지, 콘텐츠 투자 확대 등을 중점 심사했다. 아울러 SK스토아에 대해서도 중소기업 상품 편성비율 제고, 데이터홈쇼핑 투자계획 수립 등 조건을 내걸었다.
이제 공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 이하 방통위)로 넘어갔다. 과기정통부는 방송법에 따라 합병 변경허가에 대해 방통위에 사전동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향후 방통위 의견을 반영한 상세한 심사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다음은 과기정통부의 홍진배 통신정책관<사진>, 송재성 방송진흥정책관과의 일문일답.
Q. 앞서 공정거래위원회 조건부 승인에서는 SK텔레콤의 티브로드 교차판매 금지 조건을 제외했다. 과기정통부도 이와 관련해 논의했는지.
A. 피합병 법인 대상이 티브로드와 SK브로드밴드이기 때문에 거기에 초점을 맞춰 조건을 부여했다. SK텔레콤이 최대주주이긴 하나 피합병 법인은 아니므로 (교차판매 금지와 관련해) 특별하게 논의한 것은 없다.
Q. 유선통신과 케이블TV 간 결합상품의 경우 1회에 한해 해지 위약금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한 조건이 눈에 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심사 때는 없었는데, 왜 유선통신만 조건이 만들어졌는지.
A. SK텔레콤이 가진 이동전화 시장지배력이 크기 때문이다. 다른 통신사업자보다 누적 영업이익이 많은 점도 고려했다. 티브로드 가입자 311만명 중 256만명은 ‘온리(Only) 케이블’ 가입자다. 이들을 유인하기 위한 과도한 마케팅이 벌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케이블 이용자가 피해를 받았을 때 위약금 부담 없이 언제든 떠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조건을 부여했다.
Q.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심사와 차별화된 조건이 있나.
A.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과정과 마찬가지로 이번 심사에서도 방송의 공정성, 지역성, 시청자 권익보호, 사회적 책무이행 등을 같은 기준으로 봤다. 다만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인수가 아닌 합병이므로 회계를 구분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또 IPTV-SO 간 서비스 차별방지의 경우 IPTV만큼 요금 감면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Q.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심사에서는 알뜰폰이 이슈였다. 이번에는 합병 후 9만9000명 가입자를 보유한 티브로드 알뜰폰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나와 있는데. 과기정통부가 아닌 사업자가 판단한 건가?
A. 알뜰폰 사업 매각 결정에 대해 저희 뜻이 반영된 것은 없다.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만약 9만9000명 가입자를 끌어오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점유율이 0.1% 정도 올라가는 수준이다. 합병 후 매각하기로 결정돼 있어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본다.
Q. SK스토아에는 중소기업 상품에 대한 편성비율 및 데이터홈쇼핑 활성화를 위한 투자계획 수립 등 조건을 부과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가이드라인이나 제출 시점이 정해져 있는지.
A. 중소기업 제품이 데이터홈쇼핑에서 많이 판매되도록 하는 게 정책적 목표다. 투자계획은 3개월 이내 승인받아야 한다. 방송 시간 중 일정 비율 이상 중소기업 상품을 편성해야 하는 부분은 승인 조건 기간이 3년이므로 그 기간 내 해야 한다.
Q. 콘텐츠 투자 확대 관련 구체적인 숫자가 제시된 건지.
A. 콘텐츠 투자 금액과 관련해선 사업자에게 제출받고 얘기된 금액이 있다. 다만 여기서 밝히긴 곤란하고, 방통위 사전동의 절차가 끝난 후 최종적으로 발표하겠다.
Q. 방통위에서 중점적으로 보게 될 쟁점은. 사전동의를 거쳐 최종 승인까지 얼마나 걸릴까.
A. 방통위에서 세부적인 심사기준을 발표한 바 있다. 사전동의 기간은 가급적 빠른 시간 내 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