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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티브로드 합병 승인…내년에도 유료방송 빅뱅 계속된다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도 유료방송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을 조건부 승인했다. 최종 결론은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이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이 사실상 성사됨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은 통신사 중심으로 더욱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특히, 경쟁사들의 인수합병(M&A)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KT도 내년에는 적극적으로 M&A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30일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인수·합병을 위해 과기정통부에 신청한 합병 및 주식취득 인가에 대해 조건을 부과해 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SK에 결합상품 동등제공, 결합상품 할인 반환금(위약금) 폐지 등의 조건을 부과했다. 또한 방송분야의 합병 변경허가 및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건의 경우 심사위원회에서 조건 부과를 전제로 적격으로 판단함에 따라, 합병 변경허가에 대해 방통위에 사전동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 3년만의 재도전, CJ헬로에서 티브로드로=SK텔레콤의 케이블TV 인수합병 도전은 이번 처음이 아니다. 이제는 LG 식구가 된 LG헬로비전(옛 CJ헬로)을 2016년 합병하려 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불허결정을 내림으로써 SK텔레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당시 공정위는 유료방송 시장을 지역별, 즉 케이블TV 권역기준으로 획정했다. 공정위 기준으로는 어떤 통신사도 케이블TV를 인수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저가 디지털방송 8VSB를 디지털상품과 별도 시장으로 획정하면서 IPTV와 케이블TV가 결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결국 SK텔레콤은 CJ헬로가 아닌 티브로드를 파트너로 맞았고, 합병을 눈앞에 두게 됐다.

M&A 대상이 티브로드로 바뀐 것이 SK텔레콤측에서 보면 오히려 호재였다. 티브로드의 경우 케이블TV 2위인데다 알뜰폰 사업도 미미하다. 티브로드 합병 추진으로 알뜰폰 분리매각이나 이동전화 경쟁력의 방송전이 등의 공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합병해도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3위다. 과거 이동통신 1위와 케이블TV 1위간 결합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이번에는 불필요한 견제를 피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티브로드 경쟁력이 CJ헬로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SK텔레콤 내부 평가도 나쁘지 않다. 가입자 수에서는 티브로드가 밀리지만 네트워크 품질 등은 밀리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티브로드는 가입자의 평균매출, 홈쇼핑 구매력 등도 업계 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료방송 빅뱅, 내년에도 계속된다=과기정통부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승인했지만 SK텔레콤의 확장정책은 내년에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24.03%로 LG유플러스 24.72%에 소폭 뒤진다. SK텔레콤 입장에서 3위 성적표는 낯설다. 한차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현대HCN이 됐던 다른 MSO가 됐던 후속 M&A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합산규제 논란에 발목이 잡힌 KT도 내년 본격적으로 M&A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유료방송 시장 1위지만 이제는 독보적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 어렵게 됐다. SK나 LG에서 추가 M&A 시도가 이어질 경우 점유율 격차는 턱 밑까지 좁혀질 수 있다.

그동안 KT는 케이블TV 3위인 딜라이브와 M&A 논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33%를 넘겨서는 안 된다는 합산규제에 막혀 M&A를 시도할 수조차 없었다.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M&A도 모색했지만 이 역시 국회에 가로막혔다. 합산규제가 일몰된지 1년이 넘었지만 국회에서는 여전히 합산규제 후속논의를 마무리 하지 못한 상태다.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경쟁사들이 속속 인수 및 합병에 성공한 만큼, KT 역시 적극적으로 M&A에 뛰어들 전망이다. 특히, KT는 최근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이 차기 CEO에 낙점됐다. 미디어 사업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구 후보자임을 생각하면 내년 3월 취임 이후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ia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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