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이하 과기정통부)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조건부 승인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까지 마친 만큼, 양사 합병은 이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사전동의 절차만 남게 됐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과 태광산업 등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인수합병을 위해 지난 5월9일 과기정통부에 신청한 합병 및 주식취득 인가에 대해 조건을 부과해 인가한다고 30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합병의 경우, 경쟁 제한과 이용자 이익 저해 등의 정도가 인가를 불허할 정도로 크다고 보지 않았다. 단, 통신시장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건을 부과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다른 통신사와 알뜰폰 사업자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결합상품 동등제공 및 결합상품 할인 반환금(위약금) 폐지 등 조건을 붙였다.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 311만명을 대상으로 결합상품을 확대한다면, 이동통신 점유율 상승 및 가입자 고착 효과로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SK브로드밴드의 23개 권역에서 KT와 LG유플러스에게 케이블TV 상품을 SK텔레콤에 제공하는 것과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라고 했다. 또한,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에게도 유‧무선 결합상품을 SK텔레콤에 제공하는 것과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해야 한다.
합병 이후 가입자 고착 효과가 새롭게 발생할 수 있는 초고속인터넷, 시내전화, 인터넷전화 등 유선통신과 케이블TV 간 결합상품에 대해서도 조건을 내세웠다. SK브로드밴드는 합병일로부터 3년 이내 신규 가입하거나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1회에 한해 결합 해지에 따른 할인 반환금을 부과하지 못한다.
아울러, 케이블TV 가입자를 SK텔레콤군 결합상품으로 전환하도록 부당하게 강요‧유인하거나, 경품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행위 등도 금지된다. 양사가 주요 인프라를 공동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재난관리계획을 보완해 중요통신시설 출입구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 등을 조기 구축하도록 했다. 또, 농·어촌 등 음영지역에 초고속인터넷 커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한 이행계획을 세워 2022년까지 시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방송분야 심사결과 755.44점을 획득해 적격으로 판단했다. 이번 합병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방송통신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혁신 원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따른 점, 조건 부과를 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부분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과기정통부는 방송법에 따른 변경허가 2건에 대해 방통위에 사전동의를 요청할 예정이며, 향후 방통위 의견을 반영해 변경허가에 대한 조건 등 상세한 심사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SK스토아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신청에 대해선 상생협력 강화 필요성과 데이터홈쇼핑 도입 취지 등을 고려해 중소기업 상품에 대한 편성 비율, 데이터방송 활성화를 위한 투자계획 수립 등에 관한 조건을 부과해 조건부 승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