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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사 안하나 못하나…글로벌 전략회의, 예정대로

- 내우외환 지속, 경영 불확실성 여전…인사 및 조직개편, 내년 연기 부상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내우외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이후 법적 다툼은 최고경영진 등의 운신의 폭을 제한했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은 완화했지만 주요 사업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은 늦어졌다. 일단 전략회의는 예정대로 하기로 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6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한 차례씩 연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정보기술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IM)부문 ▲소비자가전(CE)부문 3개 부문별로 진행한다. DS부문은 메모리반도체 시황 대응,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추진,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등이 현안이다. IM부문은 경쟁 심화에 따른 세계 스마트폰 1위 위협 극복 등이 필요하다. CE부문은 TV와 생활가전 경쟁심화 대책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삼성은 통상 12월초 인사와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하반기 회의는 이후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인사와 조직개편이 미뤄졌다. 그렇다고 회의를 연기하기에는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큰 줄거리를 잡는 것이어서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사와 조직개편은 쇄신 기능도 있다. 쇄신 전 전략과 쇄신 후 전략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임직원 동요도 커진다. 이미 부문장 교체 등 구체적 내용이 돌고 있는 곳도 있다. 협력사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조사개발생산(ODM) 비중을 늘린다는 곳 등이 불안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략회의를 연기하지 못한 것이 해외 상황 탓이라면 인사와 조직개편 지연은 국내 상황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 다수의 경영진이 재판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사건 ▲삼성에버랜드 노동조합 와해 사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 등이 선고를 마쳤거나 앞두고 있다. 이 부회장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도 길어진다. 신상필벌 기준이 흔들린다. 무죄추정원칙을 적용하기도 사회적 비판을 근거로 하기도 마뜩치 않다. 통합 설계를 해야 하는 사업지원테스크포스(TF)도 연루돼 있다. 내부에서는 2016년처럼 내년 5월까지 늦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10월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내놓은 입장문에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 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희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라며 “저희 삼성은 최근 수년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성원 부탁드립니다”라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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