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 추가 투자를 확정했다. 시안에는 삼성전자 해외 낸드플래시 공장이 있다.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투자 완료는 2021년 하반기. 시안 낸드 공장 생산능력은 월 13만장이 될 전망이다.
13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시안 2공장 2단계 투자에 80억달러를 집행한다.
시안은 1공장과 2공장이 있다. 1공장은 가동 중이다. 2공장은 1단계 공사 완료를 앞두고 있다. 내년 상반기 생산을 시작한다. 2단계 투자는 1단계 공사에 이어 이뤄진다. 1단계와 2단계 투자 총액은 150억달러(약 17조6000억원)이다. 중국은 2단계 완료 후 시안 공장 생산능력을 월 웨이퍼 13만장으로 전망했다.
메모리반도체 시황은 좋지 않다. 가격 하락을 지속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128기가비트 낸드 가격은 4.31달러다. 전년동월대비 9.1% 감소했다. 업계는 4분기 가격 반등을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결정은 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있다. 수요가 늘어나도 공급이 넘치면 가격은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 증설은 시장 회복 대응과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매출액 기준 지난 2분기 삼성전자 낸드 점유율을 38.3%로 집계했다. 같은 기간 2위 도시바 점유율은 18.2%다. 삼성전자와 도시바 매출액은 각각 41억60만달러와 19억5500만달러. 삼성전자가 도시바 2배 정도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3위 4위 5위는 웨스턴디지털 SK하이닉스 인텔이다. 세 업체 매출액 합계는 삼성전자에 조금 못 미친다.
낸드는 저장장치로 쓰임이 늘어나는 추세다. 5세대(5G) 이동통신,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수요가 확산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비해 빠른 반응속도가 장점이다.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 모바일 기기는 HDD에서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지 오래다. 미국과 갈등이 있지만 여전히 중국은 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 수요처다.
낸드는 D램에 비해 참여 업체가 많다. D램은 2010년대 초반 증설 경쟁(치킨게임)을 통해 판도를 정리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 과점체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순위는 고착화했다. 낸드는 ▲삼성전자 ▲도시바 ▲웨스턴디지털 ▲SK하이닉스 ▲인텔 ▲마이크론 6개사 경쟁이다. 점유율만 보면 1강 2중 3약.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순위는 유동적이다. SK하이닉스는 3위권 진입을 호시탐탐 노린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지배력을 무기로 판 자체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인텔과 마이크론은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분야 손을 잡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는 D램처럼 ‘초격차’로 경쟁사를 견제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초격차는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 경쟁사가 따라 올 수 없는 투자가 기반이다. 공급과잉은 수익성악화를 유발한다. 승자를 결정하는 것은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지다. 규모의 경제는 선순환한다. 지금 덜 벌면 미래 이익이 커진다. 격차는 가격 지배력이다. D램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