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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738만명이 기다렸건만…엔씨 선택이 아쉬운 이유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리니지2M 쇼케이스서 기술 혁신 수차례 언급
- 쇼케이스 이후 출시 전까지 사전예약자 738만명 등 시장 기대치 최고조 달해
- 뚜껑 열리자 리니지M보다 ‘과금 유도 더하다’ 평가…흥행 여부 떠나 여론 냉랭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엔씨)가 지난 27일 출시한 ‘리니지2M’이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1위에 올랐다. 어느 정도 예상된 흥행이다. 리니지2M과 리니지M이 나란히 매출 1,2위를 차지, 모바일 시장에서 ‘리니지 천하’가 열렸다.

리니지2M의 이 같은 흥행은 출시 전 사전예약자가 738만명에 달할 정도로 리니지 브랜드에 쏠린 대중의 관심과 “몇 년간 기술적으로 따라올 게임이 없다”는 김택진 대표의 확신에 찬 발언 그리고 경쟁작을 압도하는 대규모 마케팅이 빚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이 들썩일 정도의 흥행 지표와 반대로 여론이 심상치 않다. 리니지2M은 나오자마자 이용자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예상치 못한 과금 시스템 때문이다.

엔씨는 역할수행게임(RPG)의 근간인 역할, 즉 캐릭터 클래스(직업)에 확률형 유료 뽑기 시스템을 적용했다. 업계 최초 사례로 파악된다. 리니지2M에선 캐릭터 직업을 돈 주고 살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원하는 직업을 곧바로 가질 순 없다. 확률 테이블 기반으로 뽑기를 거쳐야 한다.

이용자가 10번을 뽑든 1000번을 뽑든 운이 나쁘면 영웅 캐릭터는 나오지 않는다. 매번 뽑을 때마다 확률이 초기화되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고액 결제자들이 원하는 캐릭터 직업을 뽑으려고 수십, 수백만원을 쓰는 것이다.

영웅보다 상위 등급인 전설 클래스도 있다. 영웅등급 캐릭터 4개를 합성할 경우 대단히 낮은 확률로 전설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성공할 경우다. 실패 시 애써 모은 영웅 캐릭터 3개가 증발한다.

리니지2M엔 클래스 뽑기 외에도 아가시온(보조캐릭터) 뽑기, 장비 강화, 정령탄 각인, 각종 도감(컬렉션) 완성 등 돈이 들어갈 만한 콘텐츠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여론을 종합해보면 리니지2M은 방향성이 확실한 게임이다. 엔씨는 돈을 쓰는데 주저함이 없는 충성 이용자층을 겨냥했다.

국내 게임 역사상 최대 규모 사전예약자인 738만명을 모은 만큼 시장 전반이 주목했지만 출시 이후 대다수 이용자 입장에선 맥 빠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김택진 대표는 리니지2M 쇼케이스 당시 “몇 년간 따라올 게임이 없을 것”이라며 기술 혁신을 수차례 힘줘 말했다. 이후 리니지2M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크게 치솟았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가장 잘 만든다는 엔씨의 선택은 ‘본보기가 되는 게임’보다는 ‘현실보다 더욱 현실 같은 게임’이었다.

리니지2M을 보면서 한때 사회적 지위 세습 문제로 떠들썩했던 ‘수저론’이 문득 떠오르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어쨌거나 엔씨는 다수보다는 소수를 위한, 2년 전 리니지M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아쉬움이 남는 선택을 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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