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지난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래서였을까.
“인공지능을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분야별 장벽을 과감하게 허물겠다.”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개발자 행사인 ‘네이버 데뷰(DEVIEW) 2019’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앞으로 AI가 우리 사회와 경제, 생활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부분이다. 그 파급력이 어디에까지 미칠지, 그리고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그 길을 가지 않을 경우 도태될 것이라는 전망은 어렵지 않다.
그래서 대통령이 직접 AI와 혁신산업을 강조하고 새로운 국가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두 손 들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카카오택시, 타다 등 공유경제와 기존산업간 갈등을 보면서 과연 우리 정부가, 사회가 AI 시대를 현명하게 준비하고 만들어갈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는 필연적으로 기존 산업을 붕괴시킬 수 밖에 없다. 마차가 사라지면서 자동차가 등장하듯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등장하지만 그 과정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진흥정책과 함께 산업간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1~12일 있었던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에서 “복잡하고 급변하는 정책환경 속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결정보다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간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합의를 이루어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면서 이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에 대한 확신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사회 전반에 이러한 신뢰모델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불도저로 밀어붙이듯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최근의 갈등을 통해 알았다. 그렇다고 마냥 시간만 허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앞으로 모빌리티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기술과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때마다 갈등 조정에 지난한 시간을 보낸다면 어느 분야에서도 리더십을 갖지 못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