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제 리눅스 공인 자격증을 관장하는 LPI(Linux Professional Institute)가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LPI는 1999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설립된 리눅스, 오픈소스의 발전 및 확산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20년 간 미국, 캐나다, 남미, 유럽,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180개국 이상에서 국제 리눅스 공인 자격증 시험을 관장하고 있다.
LPI는 지난 8일 국내 오픈소스 전문기업인 BDSK와 채널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진출을 알렸다. LPI는 2000년대 초 한 차례 국내에 진출한 바 있지만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으면서 흐지부지된 바 있다. 최근 LPI의 운영진이 바뀌면서 리눅스 이외에 BSD와 젠킨스, 도커, 깃과 같은 오픈소스 데브옵스 툴 자격증 및 파트너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한국 진출도 이러한 다변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어 교재 및 한국어 테스트센터도 설립해 LPI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일본의 경우 매년 3만명 이상이 LPI 시험에 응시하면서 시험 언어를 일본어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일본 대다수 기업들은 LPI 자격증을 소지할 경우 채용 시 우대 가산점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반 레이보비치 LPI 커뮤니티 개발 이사는 기자들과 만나 “LPI는 리눅스 벤더 및 OS에 대해 중립성을 유지하는 유일한 단체”라며 “시험 비용도 국가별 수준을 반영한 가격으로 제공해 시험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BDSK를 통해 리눅스 자격증 생태계를 강화한다. BDSK는 현재 한국어판의 LPI 리눅스 자격증 시험 교재 출판을 준비 중이다. 또한 이르면 내년 초 LPI 시험을 현지화해 한국어로 제공할 계획이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LPI 자격증 소지자 대상의 채용 우대 기업 확대, 대학과 학원 등 교육기관을 늘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택완 BDSK 대표는 “클라우드 및 IoT 시장이 확대되면서 리눅스는 업계 표준으로 완전히 다리잡았다”며 “현재 LPI는 국제시험 대행기관인 피어슨뷰에서만 볼 수 있는데, 국내에선 언어 및 비용 등의 문제로 부담이 높은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교육부터 채용에 이르는 오픈소스 인력 양성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BDSK는 한국에 이어 베트남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 GDP의 20~30%를 한국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 LPI 생태계를 마련한 이후 동일한 모델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 확대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1억명 인구에 달하는 베트남은 일반 근로자 급여가 300달러라고 치면, IT업계에 취약할 경우 급여가 2~3배가 높아진다”며 “이미 하노이와 호치민에 LPI 테스트센터는 있지만, 우리와 같은 파트너가 없어서 저변확대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LPIC는 LPIC-1, LPIC-2, LPIC-3 3단계의 자격 등급을 가지고 있다. 1단계는 리눅스 사용과 로컬시스템 및 기본 네트워크 관리, 2단계는 중소규모의 네트워크 관리, 3단계는 엔터프라이즈 레벨의 고가용성, 가상화, 보안에 대한 전문역량 강화를 목표로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 약 60만명이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BDSK는 LPI 한국 진출을 기념해 국내 응시자들을 위한 별도의 온라인 테스트 바우처 판매 사이트를 개설하고 2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리눅스 전문 교육기관인 패스트캠퍼스와 공인 트레이닝 센터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레이보비치 LPI 이사는 “약 5년 전 리눅스 재단에서도 LPI를 벤치마킹해 리눅스 자격증 시험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단순한 부대사업에 불과하다”며 “레드햇이나 오라클이 진행하는 자격증 역시 특정 배포판에만 해당되는 시험이라 LPI가 훨씬 개방적이며 커뮤니티 중심”이라고 말했다. 한국에도 리눅스 마스터라는 자격증이 있으나 국내에 국한돼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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