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KB국민은행 알뜰폰 ‘리브엠’이 금융거래 실적과 연계한 파격적인 요금할인 경쟁력을 내세워 알뜰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저가폰 위주로 형성됐던 알뜰폰 시장 한계를 넘어 5G와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통신사들과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플래그십 모델은 그러나 비싼 출고가만큼 구매 부담을 줄여줄 지원할인금이 필수적이다. 통신사들은 그래서 공시지원금이나 선택약정을 통해 상당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리브엠의 출고가 할인은 캐시백 7% 수준으로 상당히 낮게 책정됐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리브엠은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을 지원한다. 갤럭시노트10, 갤럭시S10 5G, 갤럭시A90 등 5G 최신 기종과 갤럭시A50 등 LTE 단말을 알뜰폰 요금제로 이용할 수 있다. 저가 스마트폰이 일반적이던 알뜰폰 시장에 이례적인 경쟁력이다.
하지만 리브엠의 단말 할인 지원금은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A90 등 하반기 신작의 경우 각각 8만원대, 9만원대에 그쳤다.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10 5G는 그나마 판매채널 마케팅으로 29만원대 지원금이 붙는다. 당초 국민은행은 자급제폰에 대해 출고가의 25% 수준을 할인해주는 방향을 검토했었으나 그에 못 미치는 지원금이 나온 것이다.
국민은행은 통신사 대비 상대적으로 출고가 지원금이 적은 대신 월 통신 요금할인이 크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제공하는 최대 할인액 3만7000원을 모두 받을 수 있다면 5G 고가 요금제와 플래그십 스마트폰(갤럭시노트10 기준)을 사용하면서도 월 7만7379원(24개월 사용 기준)만 내면 된다.
비슷한 조건으로 통신사들은 갤럭시노트10에 24개월 선택약정으로 45만원가량 지원금을 제공한다. 월 데이터 150GB 이상의 7만5000원 무제한 요금제 선택 시 한달 11~12만원대 통신요금이 나온다. 국민은행 리브엠이 자급제폰을 무약정 판매하는 점을 고려하면 통신사들의 약정할인은 경쟁력이 더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리브엠의 통신요금 할인을 어디까지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실제로 월 3만7000원의 파격적인 요금할인을 모두 받을 수 있으려면 KB 스타클럽 등급, 급여이체 및 공과금 이체, 통신비 결제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사실상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등 금융거래실적이 신용카드 기준 매달 100만원이 넘는 주거래 고객에 한정된 할인폭이다.
알뜰폰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고가 요금제와 플래그십 모델에는 적은 지원금을 책정하고 통신비 할인 조건도 까다롭게 설정했다”면서 “당초 리브엠을 출시하면서 기존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아닌 대형 통신사와 경쟁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렇다면 5G 요금제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