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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폭 넓어진 5G폰, 저가 요금제는 ‘시기상조’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하반기 들어 신규 5G 스마트폰이 쏟아지는 가운데 통신사들이 새 요금제 개편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특히 첫 보급형 5G폰인 ‘갤럭시A90’이 출시되면서 통신사들의 5G 요금 인하를 기대하는 시선도 많다. 통신업계는 그러나 현행 5만원 미만의 저가요금제가 나오기엔 시기상조란 입장이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하반기 신규 5G폰 출시 및 5G 가입자 확대에 따라 요금제 개편을 논의하고 있다.

SK텔레콤은 “5G 가입자 200만명을 목표로 어느 정도 데이터가 축적되고 분석한 후에야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도 “최대한 많은 5G 가입자 확보를 위해 여러 요금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목되는 것은 저가 요금제 출시 여부다. 현재 통신3사는 공통적으로 5G 최저 요금제를 월 5만5000원으로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4만5000원 요금제를 내놓긴 했으나 일반 고객이 아닌 청소년·시니어에 한정했다.

정부와 시민단체 등은 통신사들이 저가요금제를 활발히 출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높은 요금제로 인한 5G 가입 장벽을 해소하고 과도한 가계통신비 부담도 줄여야 한다는 논리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7월 과천청사 기자간담회에서 “통신사들이 연말까지 프로모션 요금으로 5G 통신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으나 아직은 약하다”면서 “저가요금제를 내도록 통신사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현 시점에서 저가요금제 출시를 논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5G 통신망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은 입장에서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어느 정도 고가 요금제가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가입자가 대폭 늘고 망 구축 비용에 대한 감가상각도 시작되어야 요금제 인하가 이뤄지는 수순을 밟아야지, 5G 시장이 보편화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부에서 정책적으로만 기업에 통신비 인하를 요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5G 통신비는 무작정 요금 가격을 인하하기보다 데이터 혜택을 늘리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5G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헤비 유저가 주고객층이기 때문에 저가 요금제 수요는 기존 LTE로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현재 5만원대 5G 요금제는 통신사들이 내릴 수 있는 가장 마지노선”이라며 “지금도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하려면 LTE는 10만원, 5G는 8만원부터 시작인데, 이미 LTE보다 2만원 저렴한 요금으로 데이터 혜택은 5G가 더 크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일 중요한 건 5만원대 요금제가 실효성이 있냐는 것인데, 사실상 5G 가입자 대부분이 8만원 이상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한다”면서 “고가의 5G 단말을 산 이용자들이 굳이 데이터가 적은 저가 요금제를 선택하려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통신업계에선 5G 요금 구간 설정은 시기를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5G에선 특정 서비스나 특정 구간에선 데이터를 무료로 이용하게 하는 다양한 제로레이팅 혜택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5G가 LTE보다 실 데이터사용량 대비 요금 가격 면에서 훨씬 저렴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5G는 그간의 모바일 서비스와 달리 사물인터넷(IoT) 등 활용범위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이용자들의 데이터 사용 행태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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