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정부가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 중 연구개발(R&D) 관련 내용을 확정했다.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가 계기지만 이번 일을 전화위복으로 삼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핵심품목 대외의존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향후 3년 동안 총 5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28일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일본 수출규제 대응 확대 관계장관회의 겸 제7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소재·부품·장비 R&D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을 확정했다.
일본은 지난 7월 한국을 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겠다고 했다. 이를 반영한 수출무역관리령을 이날 시행했다. 지난 7월4일부터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을 개별허가 대상으로 정했다. 일본이 수출허가를 내주지 않을 경우 국내 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품목은 159개다.
우리 정부는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5일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령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단기 20개 중장기 80개 품목 일본 의존도를 낮춘다.
이번 대책은 이를 위한 R&D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품목별 국내 기술수준과 수입다변화 가능성을 기준으로 수립했다. 4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기술수준이 높고 수입다변화 가능성도 높은 품목은 글로벌화를 목표로 한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기술수준은 낮고 수입다변화 가능성은 품목은 대체품 조기 공정 투입과 원천기술 확보에 신경을 쓴다. 기술수준과 수입다변화 가능성도 낮은 품목은 산업구조 패러다임 전환을 도모한다. 우리 주도 새 공급망 창출이 목표다. 기술수준이 높고 수입다변화 가능성이 낮은 품목은 공급기업과 수요기업 협업 상용화 R&D에 중점을 둔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총 5조원을 투자한다. 핵심품목 관련 사업 예산은 지출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한다. 일몰 관리도 면제한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소속으로 ‘소재·부품·장비기술특별위원회’를 신설한다. 이 위원회는 ▲핵심품목 목록화 ▲R&D 정책수립 지원 ▲핵심품목 사업 사전 검토 심의 등을 맡는다.
수요기업 특히 대기업 진입 장벽을 내렸다.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으면 R&D를 해도 상용화가 어렵다. 연구비 매칭 비중을 중소기업 수준으로 적용한다. 성과평가는 ▲기술사업화 실적 ▲수요기업 구매량 등 실용성 지표를 중심으로 평가한다. 산업현장과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다. 시급한 대응이 필요한 소재·부품·장비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는 소재·부품·장비기술특별위원회 분석으로 대체한다.
산학연 R&D 역량도 결집한다. ▲국가연구실(N-LAB, N랩) ▲국가시설(N-Facility, N퍼실러티) ▲국가연구협의체(N-TEAM, N팀)을 운영한다. N랩은 핵심품목 기술 개발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긴급연구를 수행한다. N퍼실러티는 주요 테스트베드 연구시설이다. 카이스트 부설 나노종합기술원에는 국가 시설 최초 12인치 웨이퍼 공정시설을 구축한다. N팀은 개발 애로해소와 국외 동향을 실시간 파악한다. R&D특구, 산업융합지구, 국가혁신클러스터 등 지역 인프라와 혁신역량을 총동원한다.
빅데이터 활용도 빠질 수 없다. 국가 R&D 투자분석시스템 R&D PIE(Platform for Investment & Evaluation)과 특허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체계적 투자시스템을 구축한다. 범부처 연구지원시스템 구축 시기는 2021년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당긴다. 핵심품목은 R&D 정보분석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모든 부분을 해결할 수 없지만 꼭 해결해야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과학기술이 해결해야 한다. 이번이야말로 과학기술인이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과학기술인의 자존심이 걸렸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