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예정된 수순이다. 한국과 일본 갈등이 악화일로다. 일본이 예정대로 28일부터 한국 수출규제 강화 시행을 재확인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사진>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비난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과 군사협력을 그만뒀다. 9월부터 일본 수출규제를 확대할 예정이다. 양국 입장차가 워낙 커 평행선 끝을 찾기가 쉽지 않다.
2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한일청구권협정을 위반하는 등 국가 간 신뢰 관계를 손상하는 행동을 한국이 계속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해 한일청구권협정 위반 해소 등 먼저 나라와 나라 신뢰 관계 회복과 약속을 지키라는 기본 방침에 변함이 없다”라며 “한국에 이를 계속 요구하겠다”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지난 7월 한국 수출규제 강화를 발표했다.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은 7월4일부터 시행했다. 오는 28일부터는 한국을 수출 관리 우대국에서 제외한 새 수출무역관리령을 시행한다. 일본 기업은 일본 정부가 전략물자로 분류한 품목을 한국 기업에 판매할 때 일일이 정부 심사를 받아야 한다. 최대 90일간 검토한다. 우리 기업은 이전에 비해 절차가 복잡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진다. 공급망관리(SCM) 위험성이 증가한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일본이 먼저 양보할 생각은 없다는 뜻이다. 일본 정부 주요 인사도 이를 뒷받침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수출무역관리령을 그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내일부터 시행한다”라고 전했다.
한국이 꺼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을 대화로 끌어내는데 실패한 모양새다.
지소미아는 1년 단위 연장 협정이다. 종료를 원하는 쪽이 상대방에 연장 불가를 통보하면 그대로 이뤄진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태도가 변하지 않으면 지소미아를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지소미아 종료는 오는 11월23일이다. 우리는 지난 23일 종료 의사를 일본에 통보했다. 이낙연 총리는 지난 26일 “지소미아 종료는 약 3개월이 남았다”라며 “일본이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하면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을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냈다. 이율배반적 태도 반복이다. 일본은 말로는 자유무역을 주장하며 한국에 외교적 사안을 이유로 경제 보복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이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줘야 한다는 판결이 이번 사태 방아쇠를 당겼다는 것은 일본 정부도 시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