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이 본격화됐다.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했다. 이번 결정으로 일본 기업은 한국 수출 시 6개월 단위로 개별 허가를 신청하고, 90일 동안 심사 절차를 거친다. 소재·부품 등 1100여개 품목의 국내 수입에 차질을 빚게 된다. 규제 대상 국산화의 가속화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달 4일부터 일본은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포토레지스트(PR·감광액)·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드(PI)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3종은 물론 실리콘웨이퍼, 블랭크마스크, 섀도마스크 등의 수급 문제를 우려했다.
에칭가스는 일본 스텔라, 모리타 등이 주요 공급 업체다. 대안으로는 SK머티리얼즈, 솔브레인 등이 꼽힌다. 최근 SK머티리얼즈는 연내 샘플 공급을 목표로 에칭가스 생산 준비에 나섰다. 솔브레인은 올해 말로 계획한 공장 증설을 오는 9월 말로 앞당긴 상태다. 다만 품질 검증 등 적용을 위한 단계가 필요하다.
감광액은 일본 JSR, 도쿄오카공업, 신에츠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동진쎄미켐이 양산 중이다. 지난 2013년 불화아르곤(ArF) 감광액 개발에 성공했다. 극자외선(EUV)용 감광액은 아직이다.
PI는 일본 스미토모(폴더블 패널), 토레이(OLED·반도체 절연막) 등의 점유율이 높다. 다만 에칭가스, 감광액보다는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 패널용 필름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절연막은 이녹스소재, 금호석유화학 등이 생산하고 있다. 고객사의 협력 여부에 따라 조기 대체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소재 3종 외에 웨이퍼, 마스크 등도 일본산 의존도가 높다. 웨이퍼는 반도체 원판이 되는 원재료다. 일본 신에츠(27%)와 섬코(26%)가 글로벌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SK실트론(9%)이 유일하다. 일부 대체는 가능하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모든 물량을 감당할 수는 없다. 특히 첨단 공정에는 일본 제품을 사용한다.
블랭크마스크 역시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마스크 원재료다. 일본 호야, AGC 등이 공급한다. 국내에서는 에스앤에스텍이 제공 중이다. 일반용은 에스앤에스텍이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EUV용은 호야가 독점하고 있다.
섀도마스크(FMM)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제조에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일본 DNP가 전량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ASP홀딩스 등이 개발하고 있지만 양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으로 국내 업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며 “한국 기업들이 100%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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