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일본이 경제보복을 강화했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했다. 일본 기업은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이어 1100여개 품목을 일본 정부가 허가를 해야 한국에 판매할 수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 경제를 손에 쥐었다. 일본은 이번 조치가 ‘보복’이 아니라 ‘우대 철회’라고 변명했다. 우리나라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타박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2일 일본은 각료회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을 의결했다.
화이트리스트는 일본 우방국 명단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 포함했다. 우리나라까지 27개국을 선정했다. 화이트리스트에 들면 일본 기업과 거래를 할 때 건별로 정부 수출 허가를 얻지 않아도 된다. 즉 화이트리스트에 들지 못하면 일본 정부 허가가 없이 일본 기업 제품을 사지 못한다.
일본은 우선 지난 7월4일부터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를 시행했다. 지금까지 허가가 나온 사례는 없다. 반도체 등 제조업은 여러 공정으로 구성된다. 1개 부품, 1개 소재라도 없으면 생산 차질이 생긴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이 이번 일을 중차대하게 보는 이유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시행령은 7일 공표하고 28일 시행할 예정”이라며 “수출규제가 아니라 우대조치를 철회한 것이기 때문에 일본 기업이나 글로벌 공급망에 악영향은 없다. 아세안, 대만 등은 엄격한 수출관리를 운영했다. 한국은 아세안과 대만 등과 같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안보 관점에서 일본 수출 관리 제도를 적절하게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한국만 아시아에서 우대조치를 시행했었다”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경제보복이 아닌 국내법에 관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조치가 우리 대법원의 일본 기업이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확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국내외의 관측이다. 이를 부인한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반발한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존 일방통행 전략 유지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한일 관계에 영향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 뭔가에 대한 대항 조치도 아니다. 한국 수출규제 관리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우대조치 대상국을 철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관리만 제대로 하면 수출을 한다”라며 “무역관리를 제대로 하는 것은 경제산업성의 고유업무”라고 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이번 일은 운용 재검토다. 한일관계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도하지 않았고 대응조치도 아니다”라며 “안보 관점에서 일본 수출 관리 제도를 적절하게 실시하는 것”이라고 말을 맞췄다.
대화로 풀 의사도 없다는 뜻을 내비췄다. 일본은 그동안 우리의 외교적 노력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일본은 우리와 자리를 가진 후에도 사실과 다른 내용을 유포했다. 이 태도를 고수했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지난 7월12일 한국과 가진 설명회를 두고 한국이 사실과 다른 설명을 하고 있다. 이를 정정하지 않으면 얘기를 할 수 없다”라며 “시정하면 현안을 설명할 용의는 있다”라고 발언했다.
한편 우리나라 정부는 유감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청와대는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우리는 외교적 협의와 대화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하는 등 끝까지 열린 자세로 임했다”라며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단호한 자세로 대응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임시 국무회의를 개최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종합 대응 방안을 발표하겠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