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 결전의 날이다. 일몰 1년째 공회전만 계속한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향방이 드디어 가닥을 잡을 수 있을지, 국회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오전 10시 법안2소위를 열고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에 대해 논의한다. 유료방송시장 인수합병(M&A)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다.
과방위 여당 간사 김성수 의원실은 “통신사와 케이블이 인수합병을 준비 중인데, 입법 미비로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시장 안정성 문제도 있고 하니, 여야 및 부처 간 합의안을 통해 조속히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과방위 야당 간사이자 법안2소위 위원장을 맡은 김성태 의원실 또한 합산규제 논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으니 이번 주 내 결론을 내기로 여야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부처 간, 각 의원마다 합산규제에 대한 의견이 달라 논의 접점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이번에도 이견만 확인한 채 소위가 끝날 수도 있다. 김성태‧박대출‧윤상직 의원(자유한국당),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 등은 합산규제 연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성수‧이상민‧이종걸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은 합산규제 재도입에 반대하거나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는, 이례적이지만 표결을 통해 최종 방안을 정할 수도 있다. 법안소위에서 합산규제 재도입과 관련한 방안을 결정하면, 이날 열리는 전체회의에도 해당 안건이 상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이날 합의된 유료방송 규제개선안을 가져올 지도 관전 포인트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각각 규제개선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사후규제 등을 놓고 상충된 의견을 보인 바 있다. 이후 양 부처는 협의를 진행했지만, 공통안을 만들지는 못 했다.
과기정통부는 방통위와 합의된 안을 가져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방통위는 과기정통부 최종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법안소위 내 방통위 관계자 배석과 관련해서도 여야는 진통을 겪었다. 담당자 배석과 관련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방통위 측은 배석하기 어렵다.
국회 관계자는 “사후규제와 관련해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소관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여당에서는 방통위 담당 국장을 배석하자고 했는데, 야당에서는 부위원장을 요구해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사업자가 특수 관계자인 타 유료방송 사업자를 합산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을 넘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 파행이 겹쳐지면서 합산규제 정책이 자꾸 미뤄지고 있어 업계에서는 KT의 딜라이브 인수 포기설까지 나돌았다. 합산규제가 재도입된다면 KT는 유료방송 M&A를 포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