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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외교 해법 모색, 日 화답해야”…재계, “위기를 기회로”(종합)

- 특정국가 의존형 산업구조 개편 기회 ‘공감’…정부 이어 민간도 일본 설득 병행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정부와 기업이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 대응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였다. 경제보복 맞대응보다 외교적 해법을 찾는다. 정부는 자유무역 원칙 위배된다는 점을, 민간은 양국 경제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점을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기술 부품 소재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기회로 삼는다.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30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와 4개 경제단체 대표, 정부와 청와대 경제 관련 인사가 참석했다. 지난 1일 일본이 발표한 한국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내부적 요인에 더해 대외적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전례없는 비상상황”을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의 상시적 소통과 비상 대응체제를 당부했다.

또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화답해 주기 바란다.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란다”며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하고, 아무런 근거 없이 대북제재와 연결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양국의 우호와 안보협력 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일본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는 오는 12일 일본과 양자협의를 갖는다. 국제 여론전도 시작했다. 지난 8일과 9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상품·무역 이사회에서 일본의 한국 수출통제 조치 문제점을 의제로 다뤘다. WTO 제소도 준비 중이다. 미국의 협조도 구했다. 산업부는 미국 상무부 등에 우리 입장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정부만으로는 안 되고, 기업이 중심이 돼야 한다. 특히 대기업의 협력을 당부한다. 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은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반드시 극복하고, 오히려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구책 단기 처방은 수입처 다변화와 국내 생산 확대 및 해외 원천기술 도입 정부 지원이다. 국회 논의 중인 추가경정예산에 관련 예산을 반영한다. 장기적 대책은 국산화다. 부품·소재, 장비산업의 육성과 국산화를 위해 관련 예산을 배정한다. 세제와 금융 등의 가용자원도 총동원한다.

문 대통령은 “특정국가 의존형 산업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우리 경제가 늘 그래왔듯이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참석자들도 대통령 의견에 공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대부분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삼자며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협의 통해 단기 중장기적으로 대처해 해나가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간 차원에서도 양국 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점을 설득하겠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금융 및 환경 규제 완화 ▲인수합병(M&A) 필요성 ▲러시아·독일 등 화학 강국과 협력 강화 등의 의견이 나왔다.

한편 이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중소기업을 만나 일본 수출 규제 등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김 실장은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소재 부품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자리는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단,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 등 34명이 함께 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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