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김도현기자]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위기가 이어진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에 이어 일본과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일본은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에 공급하는 품목의 통관절차를 강화한다. 미국 중국은 ‘판매’ 일본은 ‘생산’에 악재다. 국내 산업 충격은 후자가 더 크다. 세계 경제 충격도 후자가 더 크다.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없으면 이를 이용한 기기 생산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민국 수출 관리 운용을 재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외국환관리법 시행령에서 한국을 ‘화이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한 의견수렴을 개시했다. 백색국가는 안전보장 우호국이다. 안전보장 우호국은 첨단재료 수출 허가신청 면제다. 미국 한국 등 27개국 대상이다. 빠질 경우 개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최대 90일 심사한다. 백색국가 제외 여부는 오는 8월1일 확정 예정이다. 또 백색국가 제외와 별도로 오는 4일부터 ▲불화폴이이미드(FPI) ▲포토레지스트(PR) ▲불화수소(HF) 3종은 한국을 포괄적 수출 허가제 국가서 삭제했다.
FPI는 불소 처리를 한 폴리이미드(PI) 필름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 기판을 제작할 때 쓴다. 일본 스미토모에서 90% 이상을 수입한다. PR은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필름 역할을 하는 소재다. 일본 ▲스미토모 ▲신계츠 ▲JSR ▲TOK 등이 90% 이상 공급한다. HF는 반도체 식각 공정과 세척에 이용한다. 일본 ▲스텔라 ▲모리타 등이 세계 출고량 90% 이상을 생산한다.
경제산업성은 “수출 관리 제도는 국제적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돼 있다. 관계 부처에서 검토한 결과 한일 신뢰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언급한 신뢰손상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상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일본제철(구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중공업은 국내 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 지급을 거부했다. 피해자들은 두 기업 국내 재산을 압류했다.
이번 조치는 국내 ICT산업에 먹구름이다. 일차적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 피해를 예상했다. 하나만 없어도 전체 공정에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이 영향권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없으면 완제품을 만들 수 없다. 삼성전자 LG전자 뜽에 타격이다. 전 세계 완제품 회사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 디스플레이 선두권 업체다.
한편 당장 공장이 멈추는 일은 없다. 정부와 업계는 일본의 경제보복을 대비해 관련 소재 재고를 쌓았다. 3개월 정도 필요량을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수출 중단이 아닌 심사 강화인 탓에 대응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업계는 일단 조심스러운 태도다. 개별 기업이 입장을 낼 상황은 아니라고 말을 아꼈다.
반도체 업계는 “재고 소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국산화 하고 있지만 일본 업체 영향력이 큰 영역이기는 하다. 대응책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FPI는 여러 종류가 있어 영향이 어느 정도 있을지 파악하고 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