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안보도 경제도 미국 우선 정책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불확실성 증대로 받을 세계의 충격은 그의 걱정이 아니다. 미국 이익이 최우선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노 딜(No Deal)’로 끝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말로는 기대감을 높였다. 협상 중 정책은 상대방의 뒤통수를 서늘하게 했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태도로 협상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북한과 벌인 핵협상과 유사했다. 한국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비슷하다. 안보에 이어 경제까지 미국은 변수가 아닌 상수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협의 없이 끝났다. 협상은 계속하기로 했다. 후속 일정은 잡지 못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것만 전해졌다. 협상은 계속해야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하지 못한 모양새다.
미국과 중국은 9일과 10일 양일간 무역협상을 했다.
첫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 친서 수령을 공개하며 협상 타결 기대감을 높였다. 첫 협상을 마친 후 미국은 10일 오전 0시1분부터 중국을 출발한 5700여종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10% 관세율을 적용했던 품목이다. 2000억달러(약 235조3000억원) 규모다. 이번 조치로 25% 관세를 내야 하는 제품은 2500억달러(약 293조9000억원)가 됐다. 중국 상무부는 즉각 보복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했다.
이튿날 협상이 잘 될 분위기가 아니었다. 회의 종료 후 미국은 “협상은 잘 진행했다”며 판 자체를 깨지는 않았다.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에 맞추지 않으면 협상보다 압박을 상대해야 한다는 뜻. 25% 관세율 확대를 적용한 제품이 미국에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대 4주. 그동안 협상을 타결하면 된다. 북한과 하는 핵협상과 같은 전략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그랬듯 중국 시 주석에게도 추가 관세 폭탄 예고장도 보냈다.
세계 경제는 안갯속에 빠졌다. 미국의 관세는 중국산에 해당한다.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이 타깃이다. 중국에 공장을 가진 업체 위험이 커졌다. 중국에서 만드는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도 타격이다. 중국의 미국 수출 약화는 중국 소득 하락이다. 소득 하락은 소비 약화다. 중국에 소비재를 판매하는 회사도 어려워진다. 전 세계 경제 흐름에 악영향이다.
한국은 이 물결 제일 앞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은 한국의 최대 시장이다. 지난 4월 중국 수출액은 124억4500만달러다. 전년동기대비 4.5% 감소했다. ▲반도체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석유제품 수출이 줄었다.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우리나라에겐 중국의 부상도 악재지만 수출 약화도 소비 약화도 악재다. 중국에 마련한 생산기지를 유지해야할지 말지까지 고심해야 한다. 이번 협상을 타결해도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상당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