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지난해 KT 아현지사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사고에 따른 통신장애 관련 국회 청문회가 다음 달 4일로 확정됐다. 하지만, 상생보상협의체는 소상공인 대상 화재 보상금 지급 규모를 결정하지 못하고 아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4일 상생보상협의체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5번째 회의를 열고 피해보상 규모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당장 15일 이후부터 소상공인 피해신청 오프라인 접수가 마감되는데도 보상규모를 정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KT와 소상공인연합회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생보상협의체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소상공인 대상 장애사실 접수건수는 총 9579건으로, 1만건에 육박한다. 8일 기준으로 8884건을 분석했을 때 온라인 1935건, 오프라인 6949건이 접수됐고 숙박‧음식점 및 도소매업이 약 81%를 차지했다. 마포구가 290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대문구, 은평구, 용산구가 뒤를 이었다. 2차 접수분 2086건 중 약 40%는 매출액과 피해액을 기재했다.
KT는 국세청과 통계청 서울시 자료 등을 기준으로 삼아 약 9만~11만원 수준의 지원금 산정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 기간의 경우 1~2일은 2일치, 3~4일은 4일치, 5일 이상은 5일치로 집계한다. 1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3일간 통신장애를 겪은 소상공인이라면, 4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연합회는 장애 기간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고려하지 않은 계산이라고 반발하며 상향된 금액을 요청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2차 접수분을 바탕으로 추정했을 때, 평균 일 매출액은 약 165만원, 평균 피해액은 약 114만원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KT는 이날 협의체 회의에서 소상공인 측 요구사항이 과도하다며, 주주들이 배임을 문제 삼아 소송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로 인한 통신장애 2차 피해까지 보상하기로 한 통신사는 KT가 처음이지만, 위로 차원의 지원금으로 접근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KT 관계자는 “상인들이 직접 수기로 매출액을 산정하기도 해 객관적 근거로 보기 어렵다”라며 “주주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KT가 전향적으로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협의에 도달할 수 있지만, 아직은 보상금액과 관련해 의견 차이가 있다”고 했다.
상생보상협의체는 다음 주 회의를 또다시 열고 보상금액을 협의할 계획이다. 상생보상협의체를 발족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KT 청문회 이전에 결론이 나기를 바라며, 다음 회의에서 원만한 협의에 이르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화재 보상 관련 오프라인 접수는 15일까지 진행된 후 완료되지만 온라인의 경우 8월까지 지속된다. 피해보상 대상은 통신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마포구, 용산구, 서대문구, 은평구 등 관련지역 내 KT 유선전화 또는 인터넷 가입자 가운데 주문전화 및 카드결제 장애로 불편을 겪은 소상공인이다. 여신전문금융법상 영세한 중소신용카드가맹점에 해당하는 연매출 30억 미만 소상공인으로 하되 도·소매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연 매출 50억 미만 도소매업도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