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 간 ‘역차별 이슈’는 해묵은 사안이다. 유튜브 역차별 이슈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7년 인터넷 실명제, 2009년 저작권법 삼진아웃제 시행 등이 패착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에만 적용되는 강력한 규제는 유튜브로 이용자 쏠림을 부추겼다.
현재 유튜브는 저작권과 유해성 콘텐츠에 대한 행정적·법적 제재를 벗어나 동영상 생태계의 절대강자로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는 국내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전 연령에서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이다. 전 세대가 11월 한달에만 317억분(추정)을 사용했다. 카카오톡, 네이버, 페이스북, T전화 순으로 나타난 2위부터 5위까지 앱 사용시간 총합보다 더 오래 사용했다.
그야말로 IT 생태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IT 공룡기업들의 본진인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지에서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유튜브를 앞세운 구글은 물론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다국적 IT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자 유럽연합(EU)을 필두로 역외탈세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이른바 구글세를 걷기 위한 공조가 결성된 것이다.
국내에선 이달에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이 대표 발의한 ‘부가가치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소비자대상거래(B2C)를 겨냥한 과세다. 박 의원은 이번 법안을 디지털세 논의의 기초로 보고 법인세, 기업거래(B2C) 과세도 논의할 것이란 입장이다. EU 내에선 가장 먼저 프랑스가 내년 1월부터 구글세를 걷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한해 과세 규모로 약 5억유로(약 6400억원)를 예상했다.
이처럼 구글세를 걷기 위한 움직임은 좋지만, 국회에 보다 정교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법안소위를 거쳐 전체회의를 통과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경우 온라인서비스기업(부가통신사업자)들을 각종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 규제하는 실태조사 내용이 들어가 있다. 법안 취지인 역차별 해소가 아니라 국내 기업들만 옥죌 수 있는 법안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튜브 역차별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규제 시행에 앞서 다국적 IT기업에 대한 집행권 확보가 먼저라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