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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금융사 디지털자산 관리체계 구축 경쟁, 한국도 서둘러야”

[인터뷰] DACS 최철호 대표

“금융회사나 기업으로부터 '디지털자산' 위탁받아 안전하게 관리”
“한국을 디지털자산관리 허브로, AML 대응 수단으로도 각광”
“IBM 등과 파트너쉽, LG CNS 데이터센터에 인프라 구축”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최근 수년간 미국의 금융감독 당국은 자국에 진출한 해외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삼엄하게 불법자금거래 징후를 감시하고 있다.

몇몇 유럽, 중국계 대형 은행들이 막대한 벌금을 받았고, 국내 금융권에선 지난해 초, 농협은행 미국 뉴욕지점이 뉴욕 금융감독청(DFS)으로부터 자금세탁방지(AML) 관련 내부통제 기준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100만 달러에 달하는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그런데 여기서 약간 ‘자금(자산)’의 범위를 더 넓혀볼 필요가 생겼다. 지금까지 미국 금융감독 당국이 ‘불법 자금’의 흐름에 집중했었지만 앞으로는 가상화폐(암호화폐)와 같은 ‘디지털화된 자산’에 대한 관리 및 감시 체계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금융감독 기관이 금융회사들에게 엄격한 AML대응을 요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시중 자금이 테러 집단으로 흘러가는 것을 차단하기위한 것이다.

가상화폐 또는 그와 유사한 디지털자산(토큰, 마일리지 등)도 자산거래를 통해 얼마든지 현금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감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 체계가 또 다시 요구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이에 대비한 디지털 자산관리체계 구축 체계를 서두르고 있는 이유중 하나다.

하지만 국내 금융권에서는 아직 이러한 개념의 ‘디지털자산관리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디지털자산’에 대한 개념 정립이 아직 세밀하게 정립되지 않은 탓이다. 우리 금융감독 당국의 감시망에서도 벗어나 있고, 관련 규정도 없다.

‘디지털자산’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요한 구성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국내에서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은 현재 국내에선 ‘디지털자산 = 가상화페’ 라는 인식에 너무 경도돼있기 때문이다. 물론 디지털자산에 가상화폐가 포함되기는해도 환금성을 가진 각종 로열티 프로그램 등 디지털자산은 훨씬 더 광범위한 개념이다.

최근 국내에서 출범한 DACS(대표 최철호)는 이러한 ‘디지털자산관리’ 체계 구현을 위한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회사다. DACS는 디지털에셋커스터디서비스(Digital Asset Custody Service)의 이니셜이다.

외국의 경우, 아직 가상화폐, 자산형 로열티 프로그램과 같은 디지털자산에 대한 관리 노하우가 없는 금융회사들이 DACS와 같은 전문업체에 위탁해 전문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관련 DACS 최철호 대표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해외에서는 노무라, 피델리티, 골드만삭스 등이 전문 업체와 위탁을 맺고 디지털자산관리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가상화폐거래소와는 개념이 다르다. 위탁받은 디지털자산을 매우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통해 관리함으로써 해킹 위협으로부터 보호, 또 투명한 관리를 통해 대외 신뢰도까지 동시에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DACS는 LG CNS 부산 데이터센터(강서)에 디지털자산관리를 위한 IT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여기에만 100만 달러 이상의 설비까지 마쳤다. DACS는 관련 장비 도입과 관련, IBM 등 IT솔루션 기업들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DACS의 국내 첫 고객은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사모펀드인 셔틀 펀드(Shuttle Fund)다. 셔틀 펀드는 DACS와 출자해 국내에 디지털자산관리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DACS는 일단 국내에서 디지털자산관리서비스에 대한 실행 모델을 보여주고, 국내 금융권을 대상으로 비즈니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내년 1, 2월가지 셔틀 펀드가 위탁한 디지털자산관리서비스를 테스트하고, 내년 1분기부터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자산관리서비스에 필요한 플랫폼 구현과 서비스는 DACS가 제공한다.

최 대표는 “디지털자산은 국경이 없다. 매우 이동이 자유롭다”며 “국내 뿐만 아니라 디지털자산관리가 필요한 해외의 고객들도 국내에서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우리 나라가 적지않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가 바라고 있는 것은 디지털자산관리서비스의 허브이다.

DACS의 주요 주주로 참여한 셔틀펀드의 경우, 현재 미국. 영국, 싱가포르, 두바이 등지에 거점을 두고 있는데, 이들이 유치한 글로벌 디지털자산관리서비스 물량을 한국 DACS를 통해 위탁 관리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최근 해킹 등으로 문제가 된 가상화폐거래소 문제도 디지털자산관리서비스를 통해 손쉽게 해결할 있다.

최 대표는 “대부분의 가상화폐거래소가 중앙집중형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해킹사고가 발생하면 치명적인 손실을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가상화폐거래소가 화폐를 디지털자산관리서비스에 위탁해 분산 운영하면 거래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금융권의 디지털자산관리서비스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자산관리에 대한 기존의 감독 규정이 따로 마련되지 않아 국내 금융권에서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없도록 디지털자산관리전문업체에 위탁을 맡길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술은 먼저 나와있는데 관련 규정이 아직 정비되는 않아 대응이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이와 관련, DACS는 올해 금융 당국이 도입한 ‘지정대리인’ 제도 등을 통해서라도 국내 금융권 시장에서 서비스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지정대리인 제도는 이 서비스를 원하는 특정 금융회사가 지정대리인 업체와 계약을 통해 자신의 업무를 일방 위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최 대표는 “일단 국내 금융권이 디지털자산관리서비스를 위한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놓는다면 향후 디지털자산관리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고, 또한 미국 금융당국의 AML 대응에도 훨씬 더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DACS는 13일 오후 1시부터 여의도 증권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2019 디지털금융의 미래 :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이 산업에 미칠 영향력’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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