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종이 없는 회의’ 시대가 가까이 왔다. 회의실 화이트보드를 전자칠판이 밀어내고 있다. 손에 잉크가 묻는 마커펜 대신 손가락으로 디스플레이를 슥 문지르면 또렷한 글씨가 나타난다. 지구 반대편 클라이언트와도 화상으로 얼굴을 바라보며 판서 내용을 공유하고 의논할 수 있다.
전자칠판(Interactive White Board, IWB)은 원래 스마트 교육 시장에서 먼저 자리 잡은 제품이다. 호흡기에 유해한 분필가루가 나오지 않는데다, 교육 자료를 화면에 그대로 띄우고 판서가 가능해 효율적이고 직관적인 학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IWB 제품 시장에 추세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등장하는 제품들은 교육시장보다 기업용(B2B)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코 등 일본의 가전기업 뿐만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잇달아 기업용 전자칠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전자칠판 시장은 지난 2010년 전자칠판이 중소기업 간 경쟁 제품에 지정된 이후 침체를 거듭해 왔다. 시장규모가 2010년 852억원에서 2014년 357억원까지 반토막났다. 수요 대부분을 차지했던 공공조달시장 정부 예산이 지속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시장 고사를 막기 위해 삼성 LG 등 대기업의 시장 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몇몇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업체가 국내 시장에서 사라졌다.
기업용 전자칠판은 교육용과 달리 중기간 경쟁제품에 속하지 않지만 수요가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그러나 전자칠판 성능 향상은 새로운 기업 수요를 창출했다. 원격회의 등 영상과 통신기능이 추가되면서 회의 효율성 향상에 활용될 수 있게 됐다. 파워포인트 등 단순 회의 자료뿐만 아니라, 동영상 화면 위에 바로 판서가 가능한 제품도 등장했다.
프린팅 기기 회사로 잘 알려진 리코코리아의 제품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신제품 'D6510'을 국내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리코는 2013년부터 전자칠판을 선보였지만 국내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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