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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황금알을 낳는 거위

- 통신비 인하 주장 과도…거시적 관점서 5G 투자 독려 방안 찾을 때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 누구나 한 번은 들어본 이솝 우화 속 이야기다. 거위는 매일 황금알을 낳았다. 주인은 거위 뱃속에 든 황금알을 한 번에 갖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거위를 죽여 배를 갈랐다. 뱃속엔 아무것도 없었다. 욕심 때문에 모든 것을 잃는다는 교훈이 담겼다.

지난 21일 참여연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를 근거로 SK텔레콤이 2004년부터 2016년까지 19조4293억원의 초과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를 근거로 통신비 인하를 주장했다. 초과이익은 영업수익에서 총괄원가를 빼 산출했다.

매출에서 원가를 뺀 금액을 초과이익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적정이윤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일반 기업의 이윤을 정부나 시민단체가 정하는 것은 합당한가. 통신사만 이런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옳을까. 생활필수품 전부의 초과이익을 조사해 정부와 시민단체가 가격을 정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시장을 자본주의 경제체제라고 부를 수 있을까.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맞고 있다. 5세대(5G) 무선통신은 4차 산업혁명 기반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통신사는 거위다. 5G는 이 거위가 낳을 황금알이다. 이 알을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ICT)과 다른 산업과 융합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야 우리 경제의 미래가 있다.

미국 영국 등 각국 정부는 거위가 더 튼실한 황금알을 낳도록 세제 혜택과 주파수 가격 할인 등 먹이와 살 곳을 보듬고 있다. 초과이윤 주장은 거위가 알을 낳는 것은 당연하니 먹이를 덜 줘도 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황금알을 자신이 최초로 획득할 생각만 하고 국회는 차기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거위를 다그치기만 한다. 거위를 두들겨야 표가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배만 가르지 않았을 뿐 거위의 생태는 안중에도 없다. 거위가 건강해야 건강한 황금알이 나온다. 알은 저절로 낳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거위를 돌볼 때다. 눈 앞의 이익만 생각하는 시민단체, 정부, 국회가 아쉽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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