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이대호 최민지 이형두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종합감사는 가짜뉴스, 지상파 중간광고, 국내기업 역차별 등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그러나 구글 측의 모르쇠 일관과 여야 간 공방전으로 답답한 장면이 계속 연출됐다.
29일 과방위는 국회에서 방통위·원안위 등에 대한 종합감사를 오전 9시경부터 시작해 오후 10시40분에 마쳤다.
이날 유튜브 가짜뉴스와 관련해 여야는 ‘5·18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해 문제 삼았다. 여당은 대법원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가짜뉴스를 삭제해야 한다고 했고, 야당은 개입했다는 주장만으로 가짜뉴스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구글코리아 본사에 방문해 동영상 104개를 가짜뉴스건으로 삭제 요청한 바 있다.
증인으로 나선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가이드라인을 지키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해 여야 모두에게 질타를 받았다. 존 리 대표의 모르쇠는 종합감사에서도 이어졌다.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구글이 세금을 납부한 세목을 요구했으나, 존 리 대표는 구체적인 세금규모는 말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정용기 의원(자유한국당)은 유튜브에서 고성국TV 삭제 사례를 질문했으나 “영상물 삭제는 원칙에 입각하며, 해당 건은 단순한 실수이며 복구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이 구글플레이에서 정삼적으로 검색되지 않고 키워드 광고가 강제로 취소되는 사례에 대한 구글플레이 갑질 논란의 경우 “구글플레이스토어 플랫폼은 최상의 경험을 위해 설계됐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해외기업과 국내기업 간 역차별 문제도 등장했다.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방통위 과징금을 살펴보면 구글이 2014년 받은 과징금은 약 2억원에 불과하지만, 인터파크의 경우 약 44억원이다.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개인정보 유출은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심각한데, 국내기업은 제재·처벌하고 있지만 해외기업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며 “국내 기업이 차별받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은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위해 공청회·청문회 개최를 요청했다. 국정감사 진행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세금납부 및 매출 문제가 부각됐으나, 관련 대표들은 답변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해외기업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협조하지 않느다며, 관련 법 규제 강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과방위는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역차별 문제와 관련한 공청회·청문회 개최안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반대하며 여당 및 정부와 반대 기조를 내비쳤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지상파에 구조조정을 권고했으며, 시청자 복지를 위해서라도 콘텐츠 투자를 위한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고 했다.
정용기 의원(자유한국당)은 “경영은 방만하고, 조직은 기형적이며, 급여는 엄청난데 자구노력 선행 절차 없이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방송법 개정은 지상파에 돈을 퍼주기 위한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라고 꼬집었다.
이날 종합감사에는 처음으로 멍 샤오윈 화웨이코리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는 LTE 때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했기 때문에 5G에도 적용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소스코드까지 보안검증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방위 의원들은 화웨이와 중국정부 연관성에 대해 주로 질의했다. 이에 멍 샤오윈 대표는 현지 법률을 준수하고 중국정부에 관여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멍 샤오윈 대표는 “화웨이는 지금까지 180여개 국가와 거래하면서 보안문제가 발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며,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백도어는 불법적 행위며,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결국 자살행위와 같다”고 답했다.
한편, 국감 출석을 앞두고 돌연 사퇴한 강정민 원자력안전위원장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원안위는 라돈침대 사태에 대한 미진한 대응으로 구설이 계속됐다. 지난 12일 국감에서는 2015년 원자력연구원 사업에 참여한 강 위원장에 대한 자격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