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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18] 김범수·황창규·정도현·존리·데미안…과방위 증인, 무슨 말 했나

- 김범수 의장 “AI 규제혁신”·황창규 대표 “리더십 동요 없어”·존리 사장 “영업비밀”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하반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첫 국정감사가 궤도에 올랐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1일 방송통신위원회를 시작으로 오는 29일까지 진행한다. 국감은 증인 선정부터 샅바싸움이다. 국회가 기업에 과도한 개입을 한다는 지적도 잘못한 일을 적절히 혼내줬다는 반응은 대부분 증인 심문 과정서 나온다.

과방위 국감 중 관심이 쏠린 증인은 지난 10일 과기정통부 관련이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범수 카카오의장 ▲황창규 KT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 ▲브랜든 윤 애플코리아 영업대표 ▲데미안 여관 야오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고동진 삼성전자 대표 ▲조성진 LG전자 대표 10명을 불렀다.

출석률은 60%. ▲이해진 네이버 GIO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 ▲고동진 삼성전자 대표 ▲조성진 LG전자 대표가 불출석했다. LG전자는 조 대표 대신 정도현 대표가 왔다.

불참자 중에선 이해진 네이버 GIO에 대한 비난이 봇물을 이뤘다. 이 GIO는 문재인 대통령 유럽 순방 동행을 불참 사유로 전달했다.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은 “순방이 13일인데 이를 이유로 오늘 나오지 않았다. 작년 국감에서 공개 약속했던 뉴스 공정성 확보 등 어느 하나 제대로 실현된 것 없다. 처벌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해진 네이버 GIO는 확인감사 때 안 나오면 고발조치를 하겠다는 확약서를 썼다”고 했다. 김경진 의원(민주평화당)은 “출석을 안 하면 제대로 처벌을 하는 원칙과 선례를 2018년에 반드시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웅래 위원장(민주당)은 “오늘 안 나온 사람은 단단히 확실하게 질의를 해 국회를 무시하거나 부정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확실하게 조치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GIO는 작년 국감에서 곤혹을 치렀다. 한국당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네이버를 여론조작 온상으로 취급했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이번은 드루킹 사건과 가짜뉴스 논란과 연계 공세를 폈다. 다만 이 GIO의 부재는 화살의 방향을 김범수 카카오의장에게 돌리게 했다.

정용기 의원(한국당)은 “포털은 사이버 세계 최대 포식자다. 댓글조작 드루킹 사건 역시 탐욕에 바탕한 것이다. 트래픽으로 광고 수익이 올라가는데 어떻게 피해자냐”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중 의원(한국당)은 “카카오가 택시에 진출해 업계 불만이 나오고 있다. 상생 방향 검토했는가.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더 낼 생각은 없나”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트래픽 상승에 따른 매출은 크지 않다. 서비스 가치를 더 우선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해치거나 정치적 편향성을 원하지 않는다. 탐욕을 부리지 않는 기업으로 운영했다고 보는데 미흡했다면 더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기업과 국내 기업 역차별은 더 이상 미룰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엔 여야가 따로 없었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은 그래서 국감 증인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은 질문의 날카로움과 무딤에 상관없이 ‘영업비밀’ 또는 ‘나는 모른다’라고 답했다. 말 그대로 ‘출석’만 했다.

애플코리아 브랜든 윤 대표는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인 건도 “현장에 없어서 모른다”고 말했다. 구글코리아 존 리 사장은 대한민국서 올린 매출액에 관한 질문에 “국가별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에 낸 세금 총액에 대해선 “영업비밀이다”고 했다. 그는 “사장으로 책임감 있게 맡고 있는 분야에 대해 말하고 있다”며 “말할 수 없어 죄송하다”를 반복했다. 페이스북코리아 데미안 여관 야오 대표도 다르지 않았다. 매출액과 세금에 관해 “영업비밀”이라고 했다.

황창규 KT 대표는 통신현안 보다는 KT 내부 갈등에 관해 질의를 받았다. ▲국회의원 불법 후원금 전달 혐의 경찰 조사 ▲주주총회 사전모의 논란 ▲노동조합 활동 방해 의혹 등이다. KT는 이를 현 체제를 흔들기 위한 모략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KT 대표는 정권 교체에 맞춰 임기와 관계없이 바뀌었다. 황 대표 임기는 2020년 정기 주총까지다.

황 대표는 “(주총 연습은) 어느 기업이든 질서유지와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한다. 부당노동행위는 보고받은 바 없다”며 “(후원금 지시 여부) 수사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 답변 적절치 않다”고 피해갔다. 또 “KT 내부는 5세대(5G) 무선통신 준비 등 전혀 동요가 없다. 열심히 나가고 있다. (내부 동요 등은) 제2노조에서 나오는 얘기다. 한 30명으로 구성돼 있다.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정도현 LG전자 대표는 완전 자급제 등에 관해 답변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 탓에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자급제는 스마트폰은 제조사가 팔고 통신사는 통신상품만 파는 유통구조다. 지금은 대부분 통신사가 스마트폰과 통신상품을 판다. 완전 자급제는 통신사의 스마트폰 판매를 법안으로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그는 “완전 자급제는 유통구조에 아주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이슈다. 이해관계자 여럿이 얽혀있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정책 방향성이 정해지면 따르겠다”고 원론적 수준 언급에 그쳤다. LG전자 반등 기회가 아니냐는 질문엔 “그렇게만 볼 수는 없다. 고민스러운 사안이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김 의장은 국내 ICT 발전을 위해 역차별 해소와 함께 규제 개혁 필요성을 환기했다.

김 의장은 “국내 인공지능(AI) 인재가 떠나고 있다. 데이터 수집과 활용이 한국은 어렵게 돼 있기 때문이다. AI는 데이터를 활용할수록 발전하는 구조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따라갈 수 없다. 이 부분만큼은 장관과 의원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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