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사실상 타이젠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을 접었다.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주도한 OS다. 삼성전자는 저가폰 타이젠, 나머지 안드로이드 OS를 스마트폰에 사용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폰 개발을 중단했다. 저가폰도 안드로이드로 간다. 타이젠은 시계 TV 생활가전 등 사물인터넷(IoT) 전용 OS로 방향을 전환했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타이젠 OS 스마트폰은 작년 5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Z4’가 마지막이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타이젠폰은 없다. 올해와 내년 타이젠폰은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타이젠은 삼성전자 ‘바다’ 인텔 ‘미고’ OS가 모태다. 리눅스 재단이 관리하는 개방형 OS다. 현재 타이젠 이사회는 ▲삼성전자 ▲SK텔레콤 ▲LG유플러스 ▲인텔 4개사다. ▲KT ▲NTT도코모 ▲오렌지 ▲보다폰 ▲화웨이 5개사가 자문역으로 참여하고 있다. 개방 노선을 취했지만 타이젠 기기를 만드는 곳은 삼성전자뿐이다. 삼성전자 전용 OS나 다름없다. 타이젠 이사회 의장은 삼성전자 임원이다.
타이젠폰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였다. 지금까지 4종을 시판했다. 주로 인도에서 가능성을 엿봤다. 인도에 중국 업체 진출이 본격화하며 상황이 변했다. 삼성전자가 시간을 들여 생태계를 만들 여유가 사라졌다. 중국 업체에 대응하려면 완성된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동참하는 수밖에 없었다. 지난 8월 안드로이드고 OS폰 ‘갤럭시J2코어’를 인도에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고폰을 내놓은 것은 이 제품이 처음이다. 안드로이드고는 저가형 안드로이드 OS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타이젠폰은 없다. 타이젠폰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개발과 검수 기간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타이젠폰을 출시할 일은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또 “타이젠을 접는 것은 아니다. 타이젠은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손이 모자를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스마트시계 ▲스마트TV ▲생활가전 등에 타이젠을 활용했다. 올 들어 생활가전 확대가 두드러진다.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와 연계 등 IoT는 전자제품의 필수요소가 돼가고 있다. 삼성전자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장 고동진 대표도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8’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타이젠은 IoT용 OS로 활용하고 있다”라며 삼성전자 제품을 연결하고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제품도 지원하고 오픈해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폰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방향 선회를 시사했다.
IoT용 OS는 기업(B2B) OS 성격이 짙다. 소비자는 OS가 무엇인지 신경 쓰지 않는다. 스마트폰과 연동 등 각종 기기와 묶어 사용하는데 불편이 없으면 된다. 기업의 경우 연동만 확실하다면 구글이 정한대로 써야 하는 OS보다 필요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OS가 낫다. IoT칩셋과 궁합 등 개발비 절감도 유리하다.
한편 타이젠과 IoT의 결합은 삼성전자 부품 사업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IoT플랫폼 ‘아틱’을 공급하고 있다.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통신 등을 통합한 시스템온칩(SoC)이다. 스마트싱스와 결합돼 있다. 타이젠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서로 다른 제조사의 제품을 제어하길 원한다. 삼성전자 제공 솔루션을 사용하면 삼성전자 소비자 IoT 세계에 접근하기 쉬워진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의 시장에서 세계 선두 또는 선두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