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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온라인몰 어떻게 혁신했나… 최우정 부사장 얘기 들어보니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처음 이마트몰은 오프라인을 보완하는 역할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그룹의 미래가 걸려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최우정 신세계 그룹 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사진>은 10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페이스북 주최로 열린 ‘페이스북마케팅서밋2018’에서 이같이 온라인 유통 역량을 강조하며 이마트의 온라인몰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현재 유통업계에서 백화점, 슈퍼마켓, 하이퍼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은 대부분 온라인 채널에 밀려 꾸준히 역신장 중이다. 최우정 부사장은 “예전에는 마트 방문이 가족 단위 고객 등에게 일종의 주말 엔터테이닝(오락) 요소였으나, 이제는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사기 위해 방문하는 곳이 됐다”며 “쇼핑이 점점 노동화되자, 하이퍼마트를 주로 운영하던 이마트는 줄어드는 고객을 어떻게 모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온라인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옮기는 것은 애로사항이 많았다. 이마트는 온라인 서비스 초기에는 ‘피커’라는 전담직원 시스템을 활용했다.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피커가 오더리스트를 갖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담았다.

통상 이마트몰 고객 1명이 주문하는 오더리스트에는 약 16가지 상품이 포함된다. 갈치를 사면서 새우깡, 조미료 등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므로 피커가 매장을 돌아다니며 이를 재조합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아무리 숙련된 피커도 하루 25개 오더리스트를 처리하는 것이 한계였다. 주문 250건이 들어오면 10명, 2500건이 들어오면 100명이 필요한 구조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인원과 비용, 복잡성이 계속 늘어난다.

또 다른 문제는 온라인 주문이 오프라인 매장 관리에 불편을 준다는 점이다. 온라인 주문이 많으면 오프라인 방문 고객이 살 물건이 없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오프라인 매장 직원들은 기껏 매대에 진열해놓은 상품을 온라인 직원들이 소모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다. 최 부사장은 “어느 순간부터 회사 내부에서 미움을 받는 부서가 되어가고 있더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고객들이 물건을 많이 사갈 경우도 문제였다. 온라인 고객 오더리스트 중에서 결품이 발생하게 된다. 삼겹살을 먹기 위해 상추, 쌈장 등을 모두 같이 주문했는데, 삼겹살만 배송에서 빠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게 된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신세계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xt Generation Online Store, NE.O)’를 기획하게 된다. 사람이 상품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사람에게 자동으로 오는 GTP(Goods to Person) 시스템을 도입했다. 피커는 제자리에 서서 눈 앞에 도착하는 상품을 내려 조합하기만 하면 된다. 피커 1명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오더리스트가 기존 25개에서 125개로 5배 늘어났다. 상품 결품률은 기존 9%에서 0%로 줄어들었다.

조합된 상품은 배달경로에 맞춰 역순으로 트럭에 탑재된다. 먼저 배달되는 상품을 먼저 내릴 수 있다. 수요 예측 시스템도 고도화해 날씨, 기온, 프로모션 여부에 맞춰 상품 발주가 자동으로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신세계는 지난 2014년 용인센터, 2016년 김포센터에 이어 하남시에 3번째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최우정 부사장은 “배송을 빨리 하기 위해서는 운송 수단이 빨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오토바이나 트럭이나 큰 차이 없다”며 “오히려 배송 속도는 출하 속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역량도 강화했다. 과거 구매이력을 분석해 상품을 검색할 때 자주 구매하는 상품을 우선 노출시켰다. ‘신라면’을 자주 사는 고객이 ‘라면’을 검색하면 신라면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식이다. 작은 모바일 화면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신선‧냉동 상품을 적시에 배송하기 위해 도착 20분 전 메시지도 고객에게 전송한다.

이런 변화 덕분에 이마트몰 온라인 매출이 전체 이마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커지고 있다. 신선제품의 경우 지난 2016년 7%에서 올해 11%까지 증가했으며, ‘피코크’, ‘노브랜드’ 등 이마트 PB(Private Brand) 상품도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 매출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최우정 부사장은 “최근 3개년 서울지역 주문금액 평균 신장율은 26% 정도이나, 오히려 이마트 점포가 없는 종로구, 서대문구에서는 평균보다 높은 34% 신장을 보였다”며 “이마트를 이용하고 싶었어도 거리가 멀어 이용하지 못했던 고객들의 온라인몰 이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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