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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촌스러워 바꾼다더니 도로 알뜰폰?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알뜰폰 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명칭 변경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가 명칭 변경을 위해 6월 공모전을 시행하고 7월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아직도 수상작을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KMVNO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 심사가 거의 마무리 되고 있다"며 "응모작이 많다보니 심사가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KMVNO는 이달 중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의 네트워크를 빌려 사업을 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자체 망을 갖고 있는 이통3사를 MNO(Mobile Network Operator)라고 하고 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판매 사업자를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라고 한다.

그런데 MNVO라는 단어가 어려워 이용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했다. 그래서 2012년 통신정책을 관장하던 방통위가 알뜰폰이라는 새 홍보용어(애칭)을 만들어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MVNO가 알뜰폰이라는 브랜드로 굳어졌다.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 요금에 비해 저렴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단순하고 직관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싸구려 등 부정적 이미지가 쌓여갔다. 결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후원으로 명칭 공모전까지 이르게 됐다.

하지만 길어진 심사에도 불구, 아예 결과물을 내놓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협회 한 회원사 관계자는 "쓸만한 공모작이 없다"며 "애초에 장벽이 높았다"고 말했다.

협회는 명칭 공모를 진행하며 이를 디자인한 BI(brand identity)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명칭은 몰라도 일반인들이 BI까지 작업해서 할 수 있었겠느냐"며 "차라리 명칭에만 집중하고 BI는 나중에 돈을 들여 전문가에게 맡겨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우수상은 상금 300만원이다. 쓸만한 BI까지 포함한 가격치고는 너무 저렴하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대안이 될 만한 명칭 자체가 없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부분 공모작들은 알뜰폰처럼 저가 이미지에만 국한된 것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협회가 응모주제를 서비스 가격에만 맞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협회는 응모주제에 대해 품질과 기능은 동일하나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이동통신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는 새로운 명칭과 디자인을 요구했다.

단순히 저렴한 이동통신이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등 기존 이통사 서비스와는 다르고 알뜰폰의 근본적인 프레임을 전환시킬 수 있는 명침이 필요했는데 경제적, 합리적인 단어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결국 유사 알뜰폰밖에 나올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알뜰폰 사업자 관계자는 "확실히 대안이 될 만한 공모작이 없었다"며 "차라리 그냥 기존 알뜰폰이나 본래 명칭인 MVNO를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KMVNO는 이달 중으로 전문가 심사 결과를 놓고 9개 이사사들이 모여 최종 수상작을 결정할 예정이다.

KMVNO 관계자는 "대부분 회원사들이 이거다 하는 것이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정 아니다 싶으면 기존의 알뜰폰을 계속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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