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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데자뷰 게임시장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게임업계에선 ‘조용하다’, ‘이슈가 없다’는 얘기가 들린다. 왜 그럴까. 예전보다 시장 변화의 속도가 느려진 것이 이유라고 생각된다. 늘 보던 모바일게임들이 수년간 인기를 끄는 가운데 게임의 덩치는 점점 커지고 업계 전반에서 신작 출시 이슈가 뜸해지다보니 일어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돌이켜보면 지금 상황을 언젠가 본 듯한 데자뷰(기시감)가 느껴진다. PC온라인게임 시절과 빼닮았다.

PC플랫폼에서도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한창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 모바일게임 시장이 당시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중견·중소 게임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외산 게임이 크게 인기를 끌던 것도 비슷하다.

팀대전(MOBA), 적진점령(AOS) 장르인 리그오브레전드(LoL)는 MMORPG 일변도 시장에 경종을 울렸다. 내로라하는 국내 MMORPG가 속절없이 밀렸다. LoL은 과금 유도마저 없다시피 해 이용자들에게 ‘착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근 중국산 게임들을 보면 장르의 폭이 넓고 과금 모델에서도 이용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등 나름의 혁신이 적용돼 있다. 대규모 마케팅이 없어도 국내 야심작들이 인기 순위에서 밀리는 것을 보면 중국산 게임 자체가 시장 경쟁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국내 개발작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배틀그라운드가 크게 성공하면서 게임강국 코리아의 자존감을 높이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국내 대형 업체와 유력 개발사 중심으로 이따금씩 ‘큰 한방’은 보여주지만 ‘안타’가 적다는 것이다. 중견·중소 게임업체들이 어려워지면서 일어난 변화로 지금은 그 자리를 중국산 게임들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산 게임들이 돌아가면서 안타를 치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중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LoL이나 배틀그라운드처럼 시장 유행을 선도하는 게임이 언제든 나올 수 있다. 중국에서 이러한 게임을 내놓는다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으리라 본다. 국내 대형 업체들이 충격을 버텨낼 저력은 있다고 보지만, 당분간 시장 경쟁력 후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MMORPG 홈런도 좋지만 다양한 장르 게임으로 안타를 자주 노리는 시장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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