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착한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착한 게임은 과금 부담이 덜한 게임을 말한다. 대표적인 게임이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롤)’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캐릭터를 꾸미는 스킨 외엔 돈을 쓸 만한 콘텐츠가 없다. 사실상 공짜인데다 게임까지 재미있으니 이용자들 사이에서 ‘착한 게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한때는 이용자들이 라이엇게임즈 매출을 걱정해 자발적인 아이템 구매 여론이 생길 정도였다. 국산 게임에선 볼 수 없었던 사회 현상이다.
그 뒤 착한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노리고 나온 게임들이 여럿 있었지만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게임은 없다. 재미와 완성도를 갖춘 상태에서 과금 구조까지 이용자 친화적으로 설계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 같은 설계가 실패할 경우 오히려 ‘망한 게임’이 되기 쉽다.
최근에 나온 착한 게임으론 넥슨의 ‘야생의땅:듀랑고’를 들 수 있다. 역시 과금 부담이 덜해 돈을 쓰지 않고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출시 초반 당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것과 달리 지금은 잠잠한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국내보다는 북미 등 글로벌 공략 성과가 기대되는 게임이다.
이달 말엔 중국판 착한 게임이 국내 출시된다. 중국의 대형 게임업체 넷이즈가 개발한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이터널 라이트(중국명 광명대륙)’다. 성공할 경우 착한 게임이 시장 내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지 주목된다.
이 게임의 국내 서비스는 가이아모바일코리아가 맡았다. 회사는 출시 전부터 배우 정우성을 앞세운 대규모 게임 마케팅을 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대한 많은 이용자들을 모으기 위해서다. 가이아모바일코리아는 오는 16일까지 안드로이드 기기 이용자 대상으로 오픈형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터널 라이트는 중국산 게임에 흔하게 볼 수 있는 VIP 시스템이 없는 게임이다. VIP 시스템은 돈을 쓴 만큼 게임 내에서 혜택을 주는 구조를 말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없앤 것에서 이 게임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확률형(뽑기) 아이템을 최소화 하는 등 캐릭터 능력치나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인위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것도 이 게임의 특징이다. 장비 또한 뽑기가 아니라 대부분 몬스터 사냥이나 제작, 거래로 획득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게임에 투여한 시간과 전투 숙련도로 실력을 겨루게 하는 등 꾸준한 플레이를 유도하는 게임이다. 자동사냥도 제한돼 있다. 협동 플레이 시엔 이용자가 일일이 조작해줘야 한다.
가이아모바일코리아 측은 “기존 양산형 게임과는 다르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와우(월드오브워크래프트) 같다는 이용자들의 평가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터널 라이트 개발에 와우 핵심 개발자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이터널 라이트 수석 개발 고문인 알렉스 메이베리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에서 디아블로3와 와우(불타는 성전, 리치왕의 분노, 대격변) 개발에 몸담은 바 있다.
이터널 라이트는 블록버스터급 게임이다. 배경음악 제작에 런던 교향악단과 합창단이 참여하는 등 대규모 물량투입이 이뤄졌다. 게임 내 오픈필드 규모도 광활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게임 내 오픈필드와 각종 던전 규모를 합치면 1296만제곱미터(약 392만평)로 여의도 면적 4.5배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