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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체제’ 투자 러시 LG화학, 소재·배터리에 속도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구광모 회장 체제에 진입한 LG화학이 기초소재에 이어 배터리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다음 주 이사회에서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제3공장 신설을 통해 납사분해시설(NCC)을 중심으로 기초소재(석유화학) 투자를 결정하기로 했다. 더불어 중국 난징에 전기차(EV) 배터리 2공장을 설립하는 조인식을 진행했다고 18일 밝혔다.

여수와 난징의 투자 규모는 4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여수가 2조원 이상, 난징은 2조2600억원이다. 특히 배터리 2공장을 확보하면 인근의 1공장(소형·전기차·ESS용 배터리 생산)과 함께 EV 배터리 생산량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새 공장은 올해 10월 착공해 내년 10월 본격적으로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생산량은 오는 2023년까지 연간 32기가와트시(GWh)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LG화학의 EV 배터리 생산량은 18GWh로 이를 모두 더하면 50GWh에 달할 전망이다. 제너럴모터스(GM)의 EV 차량인 ‘볼트’를 70만대 이상 만들어낼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의 공격적인 투자는 넉넉한 현금자산(2조9000억원)을 바탕으로 구광모 회장 체제의 과감함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에서 LG화학이 차지하는 상징성과 규모가 분명하다”라며 “환율, 유가변동 등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뚝심을 보이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투자는 규모에서뿐 아니라 과거(기초소재)와 미래(배터리)를 동시에 잡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게 재계 안팎의 시선이다.

특히 배터리는 고(故) 구본무 회장이 각별한 애정으로 실무진에 의한 여러 번의 사업 포기 건의를 반려시켰다. 지난 2007년 GM과의 배터리 동반 관계 구축은 업계 전체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사실상 EV 시대, 배터리 시대 확장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기초소재는 유가와 환율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으나 석유화학업계 전반에 걸쳐 투자 확대가 이뤄지고 있어서 공급과잉 우려가 상존한다. 배터리의 경우 중국 리스크, 과거 투자 과잉으로 인한 운영과 효율 극대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2009년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에 악영향을 끼친 전례가 있다”라며 “1993년부터 25년 동안 구심점이었던 구본무 회장이 없는 상태에서 추진 동력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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