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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전자, 연이은 중저가폰 출시…왜?

- 2분기 실적 및 점유율 방어 노린 듯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이어 중저가폰을 출시했다. 예년의 전략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2분기는 상반기 전략폰에 집중하는 시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9플러스’ LG전자는 ‘G7씽큐·7씽큐플러스’를 시판했다. 스마트폰은 유행을 타는 제품 중 하나다. 신제품이 집중되면 서로의 수요를 잠식한다. 업계는 전략폰 부진이 중저가폰 조기 등판을 유발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3일 삼성전자 LG전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는 ▲갤럭시J프로 ▲갤럭시와이드3 ▲2017년형 갤럭시J3 변형모델 2종 ▲갤럭시진 ▲갤럭시A6 총 5종의 중저가폰을 출시했다. LG전자는 ▲X5 ▲Q7 ▲Q7플러스 ▲X2 총 4종의 중저가폰을 시판했다.

스마트폰은 출시 초기 판매량이 높고 이후 하향 안정화 하는 상품이다. 출시 시점이 언제인지가 구매 기준 중 하나다. 관심은 최신 고사양 제품에 쏠린다. 마케팅도 이 추세를 따라간다. 구매층과 재원은 유한하다. 출시 간격을 어떻게 유지하는지가 중요한 이유다.

2분기는 그동안 고가폰 중심 시장 운영의 시기로 여겨졌다. 올해도 삼성전자 갤럭시S9·9플러스 LG전자 G7씽큐·7씽큐플러스가 맞붙었다. 양사는 처음으로 보상판매를 실시하는 등 고가폰 마케팅에 집중했다. 하지만 판매량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판매량이 줄었다는 것은 매출액도 줄었다는 뜻. ‘출시(수입)→마케팅(지출)→판매(회수)→출시(수입)→마케팅(지출)→판매(회수)’ 순환구조에 문제가 생겼다. 순환구조가 어그러지면 이익 확대와 차기작 비용 마련에 차질이 생긴다. 국내 휴대폰 유통은 주로 통신사 공급 단계에서 매출이 발생한다. 제조사는 통신사에 스마트폰을 팔고 통신사는 개인에게 스마트폰을 판다. 제조사 입장에선 출시만 해도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2분기 중저가폰 출시가 이어진 것도 그래서다.

LG전자가 6월에 중저가폰을 집중 선보인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보다 LG전자가 2분기 실적 방어에 힘을 쏟은 것으로 여겨진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적자다. 증권가는 2분기 LG전자 휴대폰 사업 적자 규모를 1분기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사수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런 평가를 부인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고객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해진 수순에 따라 제품을 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부터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까지 촘촘한 라인업을 구축함으로써 고객 선택의 폭을 큰 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분기 출시한 중저가폰은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출시가 몰리면 수요가 분산된다. 마케팅 자원의 효율적 배분도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악성 재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재고를 소진하지 못하면 통신사에 새로운 물량을 공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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