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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탐방] “직원 모이면 비정상회담”… 다국적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하이퍼커넥트에서 일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정말로 똑똑하고 재능 있는 동료들과 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훌륭한 팀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하이퍼커넥트에서 일하기 시작한 후에야 비로소 그 말이 진실이었음을 몸소 깨닫고 있다.”

“한국어가 서툰 상태로 한국 회사에서 일한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팀에서 유일한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문화와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팀원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마틴 커스너 머신러닝 엔지니어, 체코 국적)

“하이퍼커넥트에 입사한 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유연하고 수평적인 기업문화였다. 14층에 들어서면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게 게임기 아닌가. (하하). 친구들로부터 한국 기업의 수직적인 문화에 대해 많이 들어왔는데, 하이퍼커넥트에서는 서로 닉네임을 부르며 누구나 직급, 나이에 관계없이 오픈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선호한다.” (호쿤 아우네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 노르웨이 국적)

강남역 8번 출구 30초 거리에 위치한 대각빌딩. 엘리베이터를 타고 14층에 내리자 금발 벽안 외국인이 소파에 기대 기타를 치고 있습니다. 천장에는 열댓개의 미러볼이 돌고 있고 DJ용 믹싱 기계도 보입니다. 왼편엔 웬 사내 편의점이 있네요. 오른편엔 탁구대, 노래방, 만화책 책장이 있고 그 옆에 소파에서 노트북을 들고 업무를 보는 직원이 있습니다.

입구엔 웬 커다란 종도 달려있습니다. ‘조건반사 테스트존 - 종을 치면 군침이 나옵니다. 식욕이 떨어지면 종을 치세요’, 대체 무슨 소리일까요. 하이퍼커넥트 본사를 방문한 첫 소감은 ‘혼란’이었습니다. 한국인과 외국인, 업무공간과 놀이공간, 사람과 식물이 뒤섞여 조화를 이루는 신기한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세계에서 인재 몰리는 이유, ‘업계 최고 대우’ = 하이퍼커넥트(대표 안상일)는 모바일 메신저 ‘아자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웹RTC라는 기술을 활용해 네트워크 환경이 쾌적하지 못한 환경에서도 영상통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입니다. 터키 등 중동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어 최근 누적 다운로드 2억건을 기록했습니다.

매출 95%가 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에는 비교적 덜 알려졌습니다. 일부 인터넷 방송인들이 서비스 체험을 생방송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죠. 총기를 들고 있는 중동 사람들과 영상 통화를 했던 황당한 후기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인 만큼 회사에는 외국인 직원도 많습니다. 약 170명 직원 중 20% 정도가 미국, 일본, 프랑스, 터키, 슬로베니아 등 17개 국가에서 온 인재들입니다. 이 때문에 회사에서는 한국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합니다. 전체 미팅은 한국어로 진행하더라도 자료는 영어로 작성된 것을 사용하죠 그래서 이 회사에서 일하려면 인턴 지원자도 외국어 능력은 필수입니다. 글로벌 영업부문뿐만 아니라 인사나 지원부서도 마찬가지, 외국인 직원들의 요청사항을 원활하게 수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하이퍼커넥트에 지원하는 이유는 이 회사가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과장급 소프트웨어 개발자 공고를 내면서 기본급 연봉 1억원, 상여금, 스톡옵션 등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당시 안상일 대표는 ‘기본급으로 2억원까지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수준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연봉 수준도 실리콘밸리 기준에 맞춘 것이죠. 아울러 이들을 위해 회사는 강남 인근에 기숙사도 마련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하이퍼커넥트 관계자는 “현재도 업계 최고 수준 대우를 유지하고 있지만, 연봉은 당시 공고 기준과는 좀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덕분에 이 회사는 매년 2배 이상의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623억원, 영업이익 89억원의 안정적인 수익을 냈죠. 회사 설립 4년 만에 기업공개(IPO) 막바지 단계에 들어간 ‘초고속’ 성장 사례로 평가됩니다.


◆‘무한도전, 실패해도 책임은 묻지 않는다’ = 하이퍼커넥트는 실패를 권장하고 장려하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9번 실패를 겪어야 1번의 성공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아자르 역시 7번의 프로젝트 실패 이후 나온 작품이라고 합니다. 직원들 역시 상당수가 창업 실패 경험이 있습니다. 인재 선발에 있어서도 실패한 경험을 높게 사기 때문입니다.

이는 안상일 대표의 경험에서 나온 철학입니다. 안 대표는 하이퍼커넥트 창업 이전 대학생 시절부터 김밥장사, 옷가게, 검색엔진개발 등 창업경험만 10번을 넘는다고 합니다. ‘연쇄창업가’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언제나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되, 다만 빠르게 시도하고 빠르게 실패할 것을 강조합니다. 실패를 다음 사업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차세대 프로덕트 개발 조직인 ‘하이퍼엑스’입니다. 대표의 전결 하에 예산을 무제한으로 사용하며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테스트해볼 수 있습니다. 개발 중인 아이디어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 빠르게 시장에서 테스트(소프트런치) 해보고, 내부 평가 기준에 따라 사업을 본격화할지, 프로젝트를 접을지 판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역할과 책임을 다했다면 개인에게는 절대 실패에 대한 추궁이나 질책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습니다. 현재 하이퍼엑스는 이 철학을 바탕으로 7~8개의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이퍼커넥트 관계자는 “회사에서 바라는 인재상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빠르고 과감하게 시도하면서, 실패를 반복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집요하게 최선의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인재를 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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