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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탐방]아프리카TV, “학력, 스펙 안 보니 업무 더 잘하더라”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개인 인터넷방송 플랫폼 기업 아프리카TV(대표 서수길)가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합니다. 28일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올해부터 채용 이력서에 출신학교, 학점, 나이를 입력하는 항목을 모두 삭제하고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다고 발표해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블라인드 채용은 올해 취업 시장 주요 트렌드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공기관, 공기업은 블라인드 채용이 의무화됐고 민간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강원랜드, 은행권 등 채용비리 문제가 이어지면서 공정한 채용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탓도 있습니다.

아프리카TV는 선제적으로 열린채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난해부터 지원서에 사진 기재 항목을 삭제했고, 2016년부터 고졸 공채를 별도로 진행해 다양한 인재 확보에 힘써왔습니다. 지난해 신입 공채에서도 합격자 50%가 최종학력이 고졸 인재였습니다. 이들 역시 단순 사무보조가 아니라 광고 영업, BJ(인터넷방송인) 육성 및 관리, 솔루션 개발 연구소 등 다양한 실무 전반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TV 탁형진 인재개발팀장은 “케빈(서수길 대표)를 포함 경영진의 마인드셋이 많이 반영된 정책”이라며 “회사가 규모는 작지만 시장에서 리딩컴퍼니 위치에 있다 보니, 일자리 창출에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넷 개인방송 콘텐츠는 주로 10대와 20대 젊은 연령층이 즐겨 이용합니다. 고졸 인재의 경우 이들과 연령대가 비슷해 심리적 거리감이 가깝고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펙, 학력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인재를 뽑으면 더 ‘유저 프렌들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설명입니다. 서비스 특성 상 다른 기업에는 없는 직무가 많기 때문에 경력사원 대비 회사와 같이 클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열린채용, 입사 전략은 어떻게? = 열린채용은 긍정적인 면이 많지만 지원자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도 더 많습니다. 스펙을 보지 않으므로 자기소개서 등 정성적 요소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해 공채 경쟁률은 약 110대1, 서류전형에서는 최종 합격자의 5배수가 합격했습니다. 올해는 배수를 약간 더 높여 조금 더 많은 지원자에게 면접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지만, 그만큼 지원자도 늘어날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아프리카TV의 자기소개서는 각 항목 800자, 6개 항목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항목을 들여다보면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진행한다면 방송주제는 무엇이며,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등 다른 회사 지원서에서 쓴 내용을 그대로 쓰기 어려운 항목들이 많습니다.

탁형진 팀장은 “자기소개서는 주로 서비스의 이해도, 이 회사에 입사에서 어떤 일을 하겠다는 내용, 그리고 배우려는 의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프리카TV는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보니, 도전할 수 있는 사람, 주도적으로 일을 만들어서 해결해나갈 수 있는 사람,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며 롱런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며 ”그리고 서비스에 대해서, 기부 경제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인재들이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직무 적합성 테스트가 있습니다. BJ 지원 직무는 ‘BJ 관련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법’, 모니터링 직무는 ‘각 사례에 대한 아프리카TV의 정책’ 등이 문제로 주어집니다. 미리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TV는 지원자 이해를 돕기 위해 오프라인 채용설명회와 생방송을 통한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27일 이미 한 차례 생방송 설명회가 진행됐으며, 다음달 3일에도 지원자와 소통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13개 모집부문별 실무진이 모두 출연하므로 실시간 채팅으로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많은 정보를 얻어갈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TV 플랫폼의 특성을 잘 살린 채용 전략이라 볼 만합니다.


◆아프리카TV 신입사원 초봉, 사내 복지는? = 앞서 27일 진행된 취업설명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역시 회사의 ‘워라벨(일과 가정의 양립)’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아프리카TV는 가장 만족도가 높은 사내 복지로 ‘아침 1시간의 여유’ 자기계발시간 제도를 꼽았습니다.

회사 취업 규칙 상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지만, 오전 10시까지는 모든 직원이 자유롭게 1시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운동, 독서, 공부는 물론 잠이 부족하면 집에서 조금 더 수면을 취해고 출근해도 됩니다. 실질적인 근무시간은 주 35시간인 셈입니다.

이밖에도 평등한 기업문화를 위한 ‘닉네임제도’, 경영진과 직원이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e타운홀미팅’, 직무 및 일상 스트레스 해결을 위해 심리상담 비용을 회사가 지원하는지 ‘마음토닥’ 등 다양한 복지 제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오프라인 양방향으로 익명 소통창구 ‘소통온(ON)’ 제도가 잘 마련돼 있어, 직원 건의에 따라 계속 복지가 추가되고 있습니다. 통상 주요 제안의 80% 정도는 두 달 이내 시행이 되거나, 적용이 어렵더라도 해결 방안을 찾는다고 합니다. 이 제도를 통해 최근 통근 셔틀버스가 운행을 시작했고, 직원 사원증도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워라벨 만큼 지원자 관심이 쏠리는 요소는 역시 급여입니다. 탁형진 팀장은 “매년 신입사원 초봉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으며, 최대한 올리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며 “자세히 밝히긴 곤란하지만 2018년 신입 초봉은 대략 3000만원 초반대로 이해하면 된다”고 귀띔했습니다. 아울러 아프리카TV는 급여 외에도 계약직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게 스톡옵션도 함께 부여하고 있습니다.

철구, 망치부인 등 좋아하는 BJ가 있는 지원자라면 참고할 사내 제도도 있습니다. 아프리카TV는 주기적으로 BJ와 직원이 함께하는 e스포츠 리그, 전사 체육 대회, 사내특강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취미도 ‘일’이 되는 순간 싫어진다지만, 팬 입장에서는 이른바 ‘덕업일치’를 회사가 지원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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