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같은 날 인터넷 규제를 논의하는 정반대의 분위기의 행사가 열렸다. 지난 17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주최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선 뉴스 아웃링크 의무화와 함께 네이버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이 쏟아진 것에 반해 학계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선 ‘공론화 없는 입법 과잉’을 지적하는 의견이 줄이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비례대표)은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얼마 전 발표한 뉴스 댓글조작 대응책도 미봉책”이라며 “네이버가 존재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해야할 때”라고 다소 과격한 주장을 펼쳤다.
국회 정책토론회에선 드루킹 댓글조작을 사실상 네이버의 책임으로 규정하는 등 시종일관 특정 사업자를 향한 비판이 제기됐다. 뉴스 아웃링크 전환을 국회가 개입하던 법으로 규정하던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면 한국인터넷윤리학회와 한국정보보호학회가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선 과잉 규제에 대한 쓴 소리가 이어졌다.
권헌영 한국인터넷윤리학회장은 행사 시작에 앞서 “오늘 행사를 기점으로 제대로 된, 합리적인 규제와 자율적인 활동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우민 경인교대 조교수는 발표를 통해 “올해에만 가짜뉴스와 관련해 31개의 법이 발의가 됐는데, 가짜뉴스를 막겠다는 것인지 노골적으로 사업자를 막겠다는 것인지 모를 법이 많다”면서 “입법이 되기 전에 반론과 그 반론에 대한 논거 제시가 무한히 반복돼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무조건적인 입법은 헌법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로스쿨 1학년 학생들도 헌법 37조 2항을 배울 것”이라며 “헌법은 37조 2항을 통해 과잉금지원칙 등 함부로 입법을 하지 말라는 조항도 있다”고 말했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입법 과잉 현실의 대표 사례로 최근 논의되고 있는 아웃링크 의무화를 들었다.
김 의원은 “해외에도 인링크 방식의 뉴스 서비스도 있고 아웃링크 방식의 뉴스 서비스도 있으며, 댓글을 제공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면서, “법을 만드는 것도 어렵겠지만 만들어 놓으면 없애는 건 훨씬 어려운 만큼, 아웃링크가 정말로 사회와 언론, 국민들에게 장기적으로 좋은 일인지, 원하는 일인지도 논의해야 한다”고 최근 상황을 우려했다.
또 그는 “국회에서 매크로 방지법을 만들려고 하는데, 기술적으로 매크로를 완벽히 막는 것이 불가능한 일인데도 사업자들에게 의무로 부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국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댓글 서비스를 제공하냐 마냐는 기업의 선택이며 이런 다양한 선택들이 사회 입장에서도 여러 대안들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서 “지금 일방적인 규제가 이야기되는데, 이건 사회가 어떤 방식이 좋은 대안인지를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조차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