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가 지난 2일까지 콘텐츠 제휴 매체 70개를 대상으로 뉴스 아웃링크 전환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단 1곳만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 아웃링크는 포털에서 제목 검색결과를 클릭하면 언론사 홈페이지로 직접 연결돼 본문을 보는 방식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서포트 리더는 9일 뉴스·댓글 기자간담회에서 “70% 정도 매체가 회신했다”며 “회신한 매체 중 절반 정도는 입장을 유보했고 아웃링크 찬성 매체는 1개, 나머지는 인링크를 찬성했다”고 밝혔다.
예상했던 결과이나 의외인 부분도 있다. 아웃링크 찬성 매체가 1곳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사와 사설을 통해 그렇게 뉴스 아웃링크를 주장했던 언론들은 왜 입장을 선회했을까. 아마도 언론사 내부의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아웃링크를 주장해왔던 언론사의 편집국이 방문자 트래픽 하락을 걱정한 광고국 설득에 실패했던 것이 이유일까.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뉴스 아웃링크 전환이 댓글 조작 사태의 해결책인양 논리의 비약을 감수하면서도 여론을 몰고 갔던 게 일부 언론들이다. 따지고 보면 그들이 주장한 뉴스 아웃링크 전환엔 전제가 있다. 바로 ‘일괄 전환’이다.
물론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일부 매체에겐 뉴스 생태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겠지만 대다수 매체 입장에선 기존의 생존방식과 이해관계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고 볼 수 있다.
당시 언론보다 한술 더 뜬 국회에선 아웃링크 의무화 법안을 내놓기도 했다. 네이버도 좋은 기사 콘텐츠가 있다면 사업적 판단에 따라 인링크로 품을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런데 이를 법안으로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댓글 조작이 문제라면 댓글 시스템을 손봐야지 제목 장사가 횡행했던 뉴스캐스트 시절을 잊은 것인지 아웃링크를 의무화하자는 것은 나가도 한참 나간 얘기다.
사실 네이버 입장에서도 아웃링크 일괄 전환은 받아들이기가 불가능하다. 기존 콘텐츠 제휴 관계를 끊고 새로운 계약을 맺으라는 것인데, 이는 네이버도 매체들도 수긍할 수 없는 변화다.
네이버가 9일 발표한 뉴스·댓글 정책안을 보면 최대한 외부 의견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간담회 현장에선 ‘충격적인 변화’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렇지만 언론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고 옆으로 밀어야 볼 수 있는 뉴스판(가칭)으로 넘길 예정이기 때문이다. 뉴스 트래픽 감소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이다. 더욱 큰 불만의 화살이 네이버에게 집중될 수 있다.
큰 틀에서 뉴스 정책 변화는 잡혔지만 아직 세부안은 결정되지 않았다. 모바일 첫 화면에 어떤 콘텐츠가 담길지가 관건이다.
잘 쓴 블로거의 글이 첫 화면에 노출된다면 이용자들이 뉴스판으로 넘어가지 않고 블로그에 머물 수 있다. 네이버 선택에 따라 ‘대(大) 블로거의 시대’가 열릴 수 있는 것이다. 언론들이 재차 주판알을 튕겨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네이버가 변화를 예고한 3분기 중에 또 한번 긴급 기자간담회가 열릴 것이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