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SDI에 대한 주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SDI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에는 대부분 동의하나, 시장 기대에 비해 실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다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SDI는 지난 2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9089억원, 720억원, 1603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3% 올랐으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6.2% 올랐다. 당기순이익 1603억원은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지분법 이익 약 488억원과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 약 700억원이 반영된 것이다.
소형 2차전지는 갤럭시S9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2% 증가했다. 중대형 전지 매출도 촉진 요금제 도입에 따른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성장으로 전분기 대비 약 8% 상승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소형전지 919억원, 중대형전지-682억원, 전자재료 483억원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의 평가와 전망은 엇갈린다. 우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증권업체들은 대부분 전기차 및 ESS 시장 성장에 따른 중대형 전지 사업 확대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정원석)은 “향후 전기차 시장이 각국 정부 규제와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 목표 달성 계획을 바탕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2025년에는 전체 자동차 시장의 약 20% 수준을 차지할 것”이라며 “향후 삼성SDI의 중대형 전지 매출도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는 바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목표주가는 25만원이다.
유진투자증권(노경탁)은 “스마트폰 시장 정체에 따라 소형전지의 성장 부진이 우려되지만, 안정적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전자재료 사업부와 전기차 배터리의 장기 공급 가능성, 전기차와 ESS의 중대형전지 가동률 상승 및 제품믹스 개선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목표주가를 26만원으로 유지했다.
IBK투자증권(김운호)은 “소형전지의 수익성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고, 국내 및 해외 거래선 내 입지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돼 안정적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중대형 전지의 영업적자 규모가 연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성장에 따른 ESS 시장의 가파른 성장으로 중대형 전지 사업 영업흑자가 올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25만원으로 유지했다.
신한금융투자(소현철)는 “올해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 급감으로 주가가 고점 대비 21.3% 하락했으나 3분기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이 정상화될 전망”이라며 “한국 대형 IT 종목 가운데 매출액 성장이 가장 높다. 성장주에 투자하자”고 조언했다. 목표주가는 27만원으로 유지했다.
반면,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증권업체들은 전기차 수혜와 연결되는 중대형 전지 부문이 시장 기대와는 달리 적자폭이 깊어졌다고 지적한다.
유안타증권(이상언)은 “전기차와 연결되는 중대형전지 사업은 적자기 때문에 이익에 기반한 이성적 가치평가가 아닌 추상적인 접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동사의 기업가치는 모든 평가 기준에서 역사적 최고점 구간에 있다”며 기업가치가 고평가됐을 가능성을 짚었다.
이어 “실적이 뒷받침되면 이는 정상가치고 곧 재평가로 이어지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는 거품이며 곧 역사적 평균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 시장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만 주목할 뿐 가격인하 속도나 원재료 상승 가능성에는 집중하지 않는다. 중장기 계약조건에 기반한 수주 산업인 만큼 미래 환경변화에 따른 사업 손실 가능성도 있다. 특히 높은 가치평가를 받는 현 시점에 더욱 시장은 이 같은 위험을 경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전망도 하향추세며, 2019년도 공급과잉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반영해 동사가 보유한 지분가치 또한 합리적으로 수정돼야 한다. 시장이 관행적으로 생각했던 동사의 가치를 냉정하게 평가할 시점”이라며,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하향했다.
DB금융투자(권성률)는 “중대형전지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 전지 매출액이 작년 4분기 대비 증가했지만 중대형전지 적자규모는 더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고정비 부담과 사업초기 계약에 대한 부실 때문”이라며 “자동차용 전지에서 신규 수주를 계속 쌓아가고 있어 성장성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나 이게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4000억원 수준의 연간 영업이익에 비해 시가총액은 너무 높다. 지분법 평가이익은 삼성SDI 의지와 상관이 없다. 자동차 전지의 성장성도 좋지만 그게 이익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요원해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19만원으로 유지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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