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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성과 기대감에 '관련주' 출렁…신중한 접근 요구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8-04-29 22:11:30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남북정상회담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 쌓이는 가운데, 일각에선 단기적 이슈로 테마가 종료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정상회담이 열렸던 27일 국내 증시에는 훈풍이 불었다. 외국인과 개인 매수세에 힘 입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2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장중 2500을 넘었다. 이날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1.65%, 0.69% 올랐다.
남북정상회담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우려가 일정부분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27일 철도 관련주 및 개성공단 입주기업, 인프라 구축 관련 기업 주가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대아티아이(25.00%), 대호에이엘(13.62%), 동양철관(7.32%). 리노스(5.53%), 고려시멘트(5.26%), 현대로템(4.31%), 한국전력(2.82%), 좋은사람들(0.75%) 등 모두 전일 대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비무장지대(DMZ) 내 비무장화가 진행될 가능성 때문에 퍼스텍, 유진로봇, 웰크론 등은 지뢰제거 관련주로 주목받고 있다. DMZ 지역 내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로봇이나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뢰제거 이슈로 주목받는 종목은 명확한 실체없이 소문에 의지한 기대감으로 상승한 경우가 많아,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퍼스텍은 ‘지뢰 제거 로봇을 개발 중’이라고 알려지면서 지난 25일 주가가 전일 대비 29.90% 오르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다만, 퍼스텍이 현재 지뢰제거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보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27일 퍼스텍 관계자는 “지뢰제거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기보다는, 기존 폭발물 처리 로봇이 지뢰제거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회사 측은 지뢰제거 로봇을 따로 개발하는 게 아니라, 기존 보유하고 있던 로봇이 향후 지뢰제거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퍼스텍은 지난 2009년 감시정찰임무, 폭발물 처리임무, 화생방 탐지임무 등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인 SCOBOT을 출시한 바 있다.
유진로봇 역시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 투입돼 6개월간 폭발물 제거, 위험지역 수색, 정찰 등 임무를 수행했던 위험물 탐지·제거 로봇 ‘롭해즈’를 보유하고 있다. 롭해즈 역시 지뢰제거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회사 측은 지뢰제거 이슈가 군사 영역인 만큼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웰크론은 지뢰제거용 EOD 방호복을 생산한다. 웰크론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방호복은 ‘DMZ 불모지 작업인원에게 직접적인 지뢰 폭발 시 파편 및 폭풍으로부터 보호를 위해 착용하는 안전 장구’다.
이 3 종목 모두, 남북 해빙무드로 어떤 이점이 생기는지에 대해선 명확히 판가름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앞섰지만, 실제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선 정상회담과의 관련 유무를 떠나 관련주로 단기 상승이 일어났어도 결국 이 이슈가 빠른 시간 안에 종료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9일 DB금융투자(강현기, 설태현, 권아민)는 “단기적으로는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속등한 주식에 대해서,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격언을 고려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며 “향후 수주 내에 북미정상회담이 남아있기에 관련주의 상승이 연장될 수도 있으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관심의 기한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남북 해빙무드가 조성됐던 과거에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관련 테마는 지속적으로 지배적인 동인이 되지 못했다. 결국 주식시장 내 기존 이슈 및 산업적 테마가 더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는 이유다.
관련주로 주목받은 업체들도 이 같은 점 때문에 다소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주로 주목받은 업체의 한 관계자는 “(남북 경협주가) 단기 테마이기 때문에 주가가 올라갔어도 테마가 끝나면 더 떨어질 수 있다. 단기적 재료에 그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 해빙무드가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DB금융투자는 “장기적으로는 남북 평화 체제 구축에 따른 밸류에이션 제고가 주식시장 상승에 일조하리라 판단한다. 평화가 가져올 가치는 즉각적으로 드러나기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묻어날 것”이라며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우발적 투자회수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평화 체제 구축의 단초가 된다면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점진적으로 해소되리라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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