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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다 비싸다는데 아니라는 정부…2016년 트라우마?

- 2016년 경매 조기 종료, 경매 무용론·주파수 헐값 정부 책임론 ‘대두’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정부가 5세대(5G) 주파수 경매 방안을 공개했다. 3.5GHz 280MHz폭 28GHz 2400MHz폭이 매물이다. 최저경쟁가격은 3.5GHz 2조6544억원 28GHz 6216억원이다. 총 3조2760억원이다. 각각 10년과 5년을 사용할 수 있다. 주파수 가격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정부만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6년 주파수 경매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조기 종료를 통해 사실상 할당과 같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라는 속내도 읽힌다. 출발가격이 높아야 경매가 빨리 끝나도 재정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영민 장관은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5G 주파수 최저경쟁가격에 대해 “비싸지 않다”라며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를 기준으로 산정했다”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9일 ‘2018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계획(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가격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토론회에 나온 학계와 소비자단체도 통신사와 비슷했다.

◆통신사·학계·소비자, 최저가 과다 ‘한 목소리’=SK텔레콤 임형도 상무는 “경매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라며 “5G 투자에 SK텔레콤만 해도 연 5000억원 이상 써야하는데 투자여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KT 김순용 상무는 “매년 통신사가 정부에 납부하는 할당대가가 1조4000억원 정도 매출의 5%가 넘는다”라며 “이번을 더하면 매년 매출액의 7% 이상을 할당대가로 내야한다. 전 세계 유래를 찾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LG유플러스 강학주 상무는 “전파법에 따르면 예상 매출액을 기반으로 산정하게 돼 있다. 5G 매출 규모를 어떻게 보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라며 “수익모델도 불분명하고 생태계도 육성해야 하는데 시초가는 낮게 가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용규 한양대 교수는 “우리의 최조경쟁가격이 최근 5G 주파수 경매를 한 영국의 낙찰가보다도 높다”라며 “조기 종료를 고려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경매대금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 많은데 가계통신비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한 부분”이라며 “할당대가로 가계통신비 완화 등 소비자가 직접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신경을 써 달라”고 주문했다.

◆3.5GHz 5G 전국망, 2011년 첫 경매 때와 유사=2016년 주파수 경매는 혼합 방식으로 치렀다. 동시오름입찰 50라운드 밀봉입찰 1라운드 도압 51라운드 예정이었다. ▲A블록(700MHz 40MHz폭) ▲B블록(1.8GHz 20MHz폭) ▲C블록(2.1GHz 20MHz폭) ▲D블록(2.6GHz 40MHz폭) ▲E블록(2.6GHz 20MHz폭)을 내놨다. 최저경쟁가격은 ▲A블록 7620억원 ▲B블록 4513억원 ▲C블록 3816억원 ▲D블록 6533억원 ▲E블록 3277억원 총 2조5779억원이다.

경매는 8라운드만에 끝났다. SK텔레콤은 6라운드에서 D블록 가격을 대폭 올렸다. KT와 LG유플러스는 해당 블록 대신 다른 블록을 골랐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B와 C블록을 가졌다. SK텔레콤은 D와 E블록을 받았다. A블록은 유찰이다. D블록 낙찰가는 9500억원. 최저경쟁가격에서 2967억원 상승했다. 다른 블록 낙찰가는 최저경쟁가격이다. 총 2조1106억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경매 무용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번 경매 시초가를 높인 것이 당시 정부 책임론에 대한 트라우마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당시 경매는 출발부터 흥행 실패 요인을 내포하고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 통신사는 700MHz 주파수를 선호했다. 재난안전통신망과 지상파 방송사 초고화질(UHD) 방송용을 뺐다. 관심 대상서 멀어졌다. C블록은 재할당 대가와 연계했다. B블록은 KT 기존 주파수 인접대역.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방향이 그림이 나왔다.

◆정부, 총량제한 100MHz 사실상 확정?=이번 경매는 2016년과 다르다. 3.5GHz는 5G 전국망 주파수다. 280MHz폭은 3으로 나눠떨어지지 않는다. 경쟁이 불가피하다. 2011년 SK텔레콤과 KT가 1.8GHz 20MHz폭을 서로 가지려 했을 때와 유사하다. 2011년 SK텔레콤은 롱텀에볼루션(LTE) 추가 주파수가, KT는 광대역LTE를 할 수 있는 주파수가 필요했다. 83라운드까지 가는 혈전이 벌어졌다. 9950억원에 SK텔레콤에 낙찰됐다. 최저경쟁가격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정부가 이번 경매를 조기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시각은 총량제한 1안의 영향이다. 1안은 3.5GHz 기준 1개사가 100MHz폭까지만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균등분배는 아니지만 균등분배와 다름없다. ▲100MHz ▲100MHz ▲80MHz 또는 ▲100MHz ▲90MHz ▲90MHz 조합이면 끝이다. 경매는 5라운드 안에 종료 가능성이 높다. 최저경쟁가격 상향은 헐값 논란도 과열 논란도 피할 수 있는 카드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오는 5월 첫째 주 경매 세부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저경쟁가격과 총량제한 등은 이때 확정이다. 경매는 오는 6월 중순 실시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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