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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지란지교시큐리티, SSR 인수 후 상장 준비시킨 이유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지란지교시큐리티(대표 윤두식)가 지난해 7월 인수한 에스에스알(SSR) 상장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 27일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자회사 SSR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르면 7월말, 연내에는 코스닥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지란지교시큐리티와 SSR은 이날 경기도 판교 정보보호클러스터에서 열린 ‘2018 시큐리티 스타트업 포럼’을 통해 인수합병 전후 달라진 점과 SSR 상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가 진행을 맡았으며 윤두식 지란지교시큐리티 대표와 이상용 SSR 서비스사업그룹장이 허심탄회하게 국내 보안기업의 인수합병(M&A)에 대한 의견을 교류했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관련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지란지교시큐리티는 인수 대상 회사를 어떻게 물색했는가?


(윤두식 대표)지란지교시큐리티 투자사인 프리미어파트너스를 통해 상장 후 좋은 기업과 M&A를 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기술 주도적인 회사, 시장을 잘 창출하는 회사와 빨리 시너지를 만들고 싶었다. 이에 프리미어파트너스가 후보 회사들을 선정했고 함께 기술 분석 등을 진행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

Q. SSR은 이익 및 회사 규모가 안정적인 편이었는데, 매각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상용 그룹장)모든 회사가 마찬가지겠지만, 창업 후 어느 수준까지는 빠른 성장을 한다. 일정 규모에 달하면 고민이 된다. 회사는 계속 성장해야 하는데 기존 경영 방식이나 자금의 한계를 느낀다. 조직적인, 전문적인 경영체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국내 1세대 보안기업이다. 그 역량을 SSR과 합하면 더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Q. SSR을 인수하게 된 이유는?


(윤두식 대표)해당 분야에서 압도적인 1등이기 때문이다.

(이상용 그룹장)최근 2년간 조달사업에서 총액 대비 관련 분야 90% 이상 사업을 수주했다.

Q. 인수 후 어떤 작업을 해 왔는가?

(윤두식 대표) 회사를 경영하다보면 계속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시장을 창출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시간과 사람 등이 필요한데, 어려움이 따른다. M&A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다. 지란지교시큐리티가 회사를 매입하면 현금 유보액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 자체의 가치는 굉장히 높아진다. SSR은 현재 재무관리 측면에서 체계를 만들고 상장시키는 작업을 해 왔다. 올해 코스닥에 상장될 것이다.

모비젠은 4차 산업혁명에 딱 맞는 빅데이터를 핸들링할 수 있는 회사다. 보안도 그런 플랫폼에 올라타고 결합해 2020년 5G 시대를 선도적으로 앞서가야 한다. 스스로 준비하는 것보다 이미 그 분야에서 잘 하는 회사와 융합해 미리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Q. SSR 상장 후 목표는?

(이상용 그룹장)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더 좋은 스타트업들을 인수하고 함께하는 그림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또, 신규제품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연구소와 R&D팀을 통해 매년 1~2개 신제품을 선보이겠다. 곧 신규 솔루션을 출시하고 하반기에도 예정돼 있다.

(윤두식 대표)동종업계에서 시장을 확대하는 업체를 인수하거나 해외 진출에 나설 것이다.

Q. M&A 때 가장 이슈가 되는 사항은?

(윤두식 대표)돈이다. 파는 사람은 많이 받고 싶고, 사는 사람은 적게 주고 싶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이 돈 때문에 계약이 깨진다. 이에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투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상대가 원하는 금액이 적당한지 알아야 한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이런 측면에서 성공적으로 인수했다. 지난해 2~3월부터 인수에 대해 고민한 후 약 5개월만에 성사시켰다.

또한, 인수 후에도 해당 기업 경영진은 나가지 말고 돈 생겼다는 생각을 버리고 회사를 성장시켜야 한다. 그것이 담보돼야 우리도 안심한다. 100% 흡수합병이라면 몰라도, 우리가 대주주 역할을 하고 점령군처럼 들어가 경영하는 것은 위험하다. 직원들이 흔들린다. 기존 경영진이 무게중심을 잘 잡아줘야 한다.

Q. 한국 보안산업에서 M&A가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윤두식 대표) 가격 문제가 제일 크다. M&A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해외에 나가고 하는 걸 하려면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기존 경영진들이 안정성 위주의 사업을 하려고 하지 않느냐. 반면,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에 아직은 그만큼 큰 회사들이 없다.

(이상용 그룹장)국내의 경우 시장이 작고 보안업체들이 국내시장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인수하는 회사 입장에서 보면, 인수 후에 다른 성장동력과 목표를 가져가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우려를 갖고 있다 보니 M&A 등에 소극적이라고 본다.

Q. M&A와 관련해 관심 있는 곳은?

(윤두식 대표) 기술이 1등인 회사, 시장이 1등인 회사가 인수 대상이다. 스타트업도 좋고 스타트업이 아니어도 좋다. 시장에서 1등하는 곳이면 잘 만들어 상장시키고, 기술이 좋은 곳이면 100% 흡수합병해 자회사로 편입시켜 키워야 한다.

Q. 국내에서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글로벌 경쟁력에서는 뒤쳐진다. 해결방안이 있을까?

(윤두식 대표)한국은 버티컬하게 한 두 개의 좁은 영역의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커 왔다. 시만텍이나 파이어아이 등 글로벌 회사들은 규모도 크지만 전체적인 플랫폼을 가지고 움직인다. 이들과 경쟁하기 힘들다. 국내에서 기업들이 MOU를 체결하고 기술 협력하자는 것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이익관계가 맞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한 회사처럼 돌아가기 위해 지분 등을 투입해야 한다.

일본은 플랫폼 시장과 한국처럼 버티컬한 기능만 가지고 판매하는 시장이 확연히 나눠져 있고, 각각의 시장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틈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국내에서만이라도 보안기업들이 하나로 묶여져 가야 한다는 바람이 있다.

Q. 성공적인 M&A 노하우가 있다면?


(윤두식 대표) 양사 대표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람 간 신뢰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첨언하자면, 글로벌 경쟁 위기들이 온다. 회사 매출이 정체되고 경쟁력이 떨어져가면서 회사는 늙어가고 있. 회사가 성장하지 못하면 직원들이 같이 늙어간다. 올해도 과장, 3년 뒤에에도 과장일 수밖에 없다. 위에 우산들이 많아서 올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회사는 이사, 부사 직함을 달아주는데 작은 회사에서 이사만 40명이다. 개인이나 회사에 좋은 방향은 아니다.

회사는 어떻게든 성장해야 한다. SSR도 천천히 밟아가는 것보다 자금이나 이런 쪽에 도움 받아서 점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빨리 상장하자고 한 것. 점점 해외로 진출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이에 빨리 대응하려면 기회가 됐을 때 현금을 확보해 준비해야 한다.

(이상용 그룹장)인수 후 인력이 유지돼야 한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독자경영이라는 부분을 적용했고, 구성원 입장에서는 당황했지만 변화되는 건 없었다. 경비 지출 부분이 까다로워지기는 했지만 장점이 더 많다 보니 구성원들도 그런 부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M&A를 했다고 특별히 인력이 이탈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신규 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에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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