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주로 금융 분야에 치중됐던 블록체인 기술이 공공사업, 멤버십 포인트 스왑, 매출 증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전망이다. 지난 2016년 개념증명, 이어 2017년 파일럿시스템구축을 거쳐 올해부터 전체 프로세스에 블록체인 구현이 시작돼 블록체인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진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디지털데일리>가 22일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개최한 ‘2018 블록체인&이노베이션 컨퍼런스’에서 ‘블록체인 기반 업무적용 사례, 시사점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삼성SDS 김재호 수석 컨설턴트는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전체 하나의 프로세스가 블록체인의 인프라를 통해 구현시킨 사례가 등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 컨설턴트는 “2017년까지는 블록체인의 기본적인 특성인 ‘위변조 불가’ 및 ‘즉시 공유’ 등을 레버리지 해서 기능화 시킨, 상대적으로 단순한 부분에 치중됐다”고 분석했다. 관련하여 삼성SDS는 지난해까지 주로 카드, 은행, 보험 등 금융기관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즉, 이를 통해 고객과 계약서를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전자문서 확인 서비스’로 기존 공인인증서를 대체했다. 고객 인증정보를 제휴사끼리 블록체인으로 연동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제휴사 중 카드사 웹사이트 한 곳에서만 로그인을 하면 파트너사 부가서비스 이용 시 자동으로 로그인이 되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김 컨설턴트는 향후엔 블록체인이 공공기관 프로세스에 활약할 수 있을 여지가 많다고 봤다. 일례로 서울시 ‘청년수당’을 언급했다.
청년수당은 청년의 구직활동과 생활안전망을 보조하기 위해 지급되는 지원금이다. 이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격 증빙이 필요하다. 나이, 거주지, 소득여부 등 4~5곳 사이트를 방문해서 자기 증빙 자료를 받아야 한다. 이 자료를 수당 신청 사이트에 접수하고 나면, 또 공무원들은 이를 수작업으로 확인해야 한다.
김 컨설턴트는 “블록체인화 한다는 얘기는, 인증 한 번만 거치면 청년수당에 필요한 증빙 데이터를 공단이나 공공기관에서 디지털화한 상태로 바로 가져와 요청할 수 있다는 것”며 “이렇게 되면 바로 심사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니 서울시 공무원들은 사실상 할 일이 없어진다”며 도입 효과를 설명했다.
'공급체인파이낸스(SCF)' 분야에도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 SCF는 기업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매출채권 등 다양한 비즈니스 자산을 활용해 기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거래 기법이다.
대형 제조업체에는 1차, 2차, 3차 협력사가 제품을 공급한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금조달이다. 분명히 매출을 올렸고 외상매출채권을 갖고 있지만 금융기관에 증빙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높은 이자를 내고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김 컨설턴트는 “이분들의 실제 매출 데이터를 블록체인화하고, 금융기관들이 매출 기록을 블록체인에서 확인하고 저리에 대출해줄 수 있는 부분이 논의 중이다”며 “참가자 간 신뢰 네트워킹을 통해 구현되는 부분이라 생태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컨설턴트는 블록체인을 생태계 플랫폼으로 한정짓지 말 것을 조언했다. 최근엔 회사의 서비스가 단독으로 제공되기보다 여러 제휴사의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개별기업이 블록체인 도입하더라도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는 서비스를 주는 받는 제휴사가 각자 데이터를 관리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면 수작업으로 일일이 찾아봐야 한다"며 "블록체인으로 전환한다는 얘기는 계약 로직들이 스마트계약을 통해 똑같은 원장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것, 월이나 사후 정산이 아니라 건 바이 건으로 즉각 업무가 없어지는 큰 장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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