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협의체인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 활동이 마무리된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이 요금제 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통3사는 지난해 새로운 요금제 출시를 비롯해 요금제 개편에 소홀했다. 선택약정할인부터 저소득층 추가요금감면에 보편요금제 등이 잇따라 논의되면서 섣불리 기존 요금제를 건들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 활동이 종료되면서 본격적으로 요금제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먼저 포문을 연 곳은 LG유플러스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속도 제한 없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았다. 월 8만8000원에 음성통화와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기존 무제한 요금제보다 가격이 상승했다. 얼핏 보면 고가요금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부의 요금인하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요금제는 나눠쓰기 및 테더링용 데이터로 월 40GB를 제공한다. 데이터가 적은 요금제에 가입한 가족에게 데이터를 나눠 줄 수 있다.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혜택이 고가 요금제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적다는 정부의 공세에 어느 정도 방어 논리를 세울 수 있다. 트래픽이 폭증할 경우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결합상품 구성 및 가족들을 묶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SK텔레콤도 다음달부터 파격적인 요금제 출시를 예고했다. SK텔레콤은 지난 국정감사 등에서 지적됐던 로밍요금제를 비롯해 약정할인을 손댄다. 다만,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속도 무제한 요금제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가입자 규모가 다르다는 점에서 당장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KT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1위, 3위 사업자가 본격적으로 요금제 개편에 나선 만큼, 조만간 대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 법제화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대신 요금인가제 폐지 및 신고제 개선 등 요금경쟁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경쟁환경 개선을 요구했었다. 이통사간 자율경쟁에 일단 맡겨보라는 것이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저가요금제 혜택 적은 부분을 개선해 전체적으로 요금혜택이 늘어나게 하는 것이 목표이지 법으로 강제하고 규제권을 갖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 국장은 “그것이 용인되려면 보편요금제를 법제화 했을 때보다 좋은 혜택이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통사들이 보편요금제를 수용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이통사들의 요금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어지간한 수준으로는 정부의 보편요금제 추진을 막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통사들의 경쟁수위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