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가 22일 오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서 마지막 회의를 갖고 100여일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과기정통부는 그간 협의회에서 논의했던 단말기완전자급제, 보편요금제, 기초연금 수급자 통신비 감면 등을 정리해 3월 중 국회 등에 입법참고자료로 제출할 계획이다.
사회적합의기구인 통신비협의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 이행을 위해 마련됐다. 통신비 인하 방안들을 놓고 이해관계자마다 생각이 다르다 보니 정부 입장에서는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협의회는 총 9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협의가 합의까지 도달한 것은 제한적이었다.
첫 주제였던 단말기 완전자급제의 경우 단말기와 서비스 유통을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했지만 법으로 강제하기 보다는 자급률 제고를 통해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제조사의 자급단말 출시 확대 및 이통사향 단말과의 종류·가격·출시시점 등 차이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이통사의 유심요금제 출시 확대, 단말기 국제가격 비교 및 분리공시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갤럭시S9 등 플래그십 모델에 대해서도 자급제 단말을 출시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법률로써 완전자급제 도입 될 경우 선택약정할인 유지, 단말 및 서비스 연계판매 제재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제시됐다.
보편요금제 논의는 난항을 거듭했다. 정부는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경쟁이 고가요금제에만 집중된 점을 고려하며 저가요금제 혜택 확대를 주장했다. 이를 시장실패로 규정하고 보편요금제 도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통사는 보편요금제가 시장에 대한 개입 우려가 있고, 경영·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 따라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통사는 현행 인가·신고제 등 규제를 완화해 시장에서 자율적인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시민단체에서는 이통사가 보편요금제에 상응하는 수준의 요금제를 자율적으로 출시하는 대신 법제화는 유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초연금수급자 요금감면은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다만, 이통사들은 고령화 급속진행, 요금감면 중복 수혜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았으며 정부는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 보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규제심사를 거친 후 시행령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빠르면 상반기 제도 도입이 예상된다.
보편요금제 도입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회의 막판에는 기본료 폐지 논의도 함께 진행됐다. 소비자·시민단체는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기본료의 단계적․순차적 인하 또는 폐지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기본료 폐지 대신 보편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이 보다 더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우리의 목표는 저가요금제의 적은 혜택을 개선해 전체적으로 국민들의 요금혜택을 늘리는 것”이라며 “목표에 부합한다면 법으로 강제할 필요는 없지만 그런 이통사들의 노력이 용인되려면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