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고 애플의 아이폰10 등이 출시됐지만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장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단말기유통법을 위반한 이통3사에 총 50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조사기간은 1~8월 기간이었다. 갤럭시S8 대란에 4기 방통위가 제대로 구성되기 전에 나타났던 불법행위가 대상이었다.
조사 이후 방통위는 10월 이후 시장상황도 집중 모니터링 했다. 지원금 상한제 폐지에 아이폰10 출시, 수학능력 시험 등 이통사의 가입자 유치경쟁이 본격화될 필요충분 조건이 충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열기는 뜨겁지 않았다. 이동전화 가입과 관련한 빅이벤트들이 포진해있었지만 우려했던 과열경쟁은 찾기 어려웠다.
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2월 번호이동 규모는 각각 66만명, 57만명으로 집계됐다. 11월의 경우 월별 기준으로 연간 최대였지만 방통위 우려에는 미치지 못했다. 빅이벤트에도 불구 이통사들의 마케팅은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보호국장은 “지원금 상한제 폐지에 아이폰10이 나오면서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우려했던 불법 보조금 경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국장은 “최근 추이를 보면 이통사들이 지원금 경쟁을 자제하고 있다”며 “갤럭시S9이 나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시장과열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은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방통위가 장기간에 걸쳐 조사를 진행하고 수백억원의 과징금 부과가 예상되는 가운데서 이통사들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로 신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부터 본격화된 요금인하 이슈로 이통사들이 자금집행에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이 결정타를 미쳤다.
그렇다면 갤럭시S9이 출시되면 시장이 번호이동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적극적인 마케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전사적으로 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지원금으로 가입자 유치경쟁을 펼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이통사 모두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갤럭시S9나 5G 등이 경쟁 촉매제가 될 수 있는데 보편요금제 때문에 시장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