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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지옥문 열었나…LTE 속도 데이터 ‘무제한’ 출시, SKT·KT ‘관망’

- 월 8만8000원, 매월 공유 데이터 40GB도…SKT·KT, ‘다량 사용자 탓 일반 소비자 피해 우려’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유플러스가 지옥문을 연 것일까. 속도 제한 없는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다. 속도 제한 없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데이터 사용이 본격화 한 스마트폰 시대 들어 처음이다. 3세대(3G) 이동통신, 와이브로도 없었다. 속도 제한은 네트워크 품질 유지를 위한 안전장치. 안전장치 해제가 어떤 파급력을 낼지 가늠하기 어렵다. 가입자가 대거 쏠릴 수도, 투자비가 급증할 수도, 네트워크 전반의 품질저하가 발생할 수도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전환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와 KT는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22일 LG유플러스는 오는 23일부터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월 8만8000원이다. 음성통화 무제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다. 일정 용량을 넘어도 속도 제한(최대 3Mbps)을 하지 않는다. 매월 40GB를 따로 준다. 40GB는 본인이 스마트폰 외적으로 사용하는 데이터, 즉 테더링 또는 태블릿 등의 차감 용도다. LG유플러스 가입자와 공유도 할 수 있다.

기존 속도 제한이 붙은 데이터 무제한 최저 요금제는 월 6만5890원이다. 개인 기준으로 보면 새 요금제는 월 1만4110원 부담이 는다. 4인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1명이 이 요금제를 쓰고 각각 13GB씩 3명에게 나눠주면 나머지 3명은 음성통화 무제한 최저 요금제인 월 3만2890원 요금제를 써도 된다. LG유플러스 작년 기준 1인당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7.5GB다. 4명 월 통신비는 18만6670원. 4명이 6만5890원 요금제를 사용할 때에 비해 하면 월 7만6890원을 아낄 수 있다.

문제는 데이터 이용량 증가에 따른 품질저하. 무선 통신은 이용자가 많으면 품질이 떨어진다. 통신사가 속도 제한을 했던 이유다. 데이터 다량 사용자 탓에 다른 이용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그만큼 투자를 늘려야 한다. 투자를 무한정 확대한다고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주파수가 부족하면 증설로 품질을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다. 통신사별 운용 능력도 관건이다. SK텔레콤과 KT가 관망키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LG유플러스는 테더링은 무제한에서 제외하는 방식의 안전판을 만들었다.

SK텔레콤은 “특정 고객군 뿐 아니라 전체 고객의 혜택을 골고루 늘리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응 요금제 출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KT는 “LG유플러스의 요금제를 따라가지는 않을 예정이다. 기존 ‘프리미엄가족결합’, ‘패밀리박스’ 등을 활용할 방침”이라며 “특정 고객 중심 무제한 혜택 제공보다 가구 전체가 합리적인 비용으로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가 LG유플러스의 요금제에 부정적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LG유플러스와 상황이 다른 탓도 있다.

현재 3사의 LTE용 주파수 총량은 ▲SK텔레콤 70MHz ▲KT 50MHz ▲LG유플러스 50MHz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LTE 가입자는 ▲SK텔레콤 2235만명 ▲KT 1421만명 ▲LG유플러스 1169만명이다. 지금의 주파수와 가입자를 전제로 같은 수준의 투자를 한다면 3사 속도는 ▲LG유플러스 ▲KT ▲SK텔레콤 순이 된다. 하지만 과기정통부 2017년 품질평가는 이와 다르다. 국내 LTE 속도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이다. LG유플러스가 짠 판에 어울리고 싶어도 어울리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5G 상용화도 있다. 통신사는 2019년 5G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5G 서비스를 시작하면 LTE 가입자를 5G로 넘겨야한다. 데이터 무제한 가입자가 버티면 5G 전환이 여렵다. 더구나 곧 5G에 힘을 실을 예정인데 LTE 투자로 돈을 쓸 이유가 없다. 반면교사가 있다. KT는 지난 2012년 LTE 상용화 당시 3G가 더 갈 것으로 보고 3G에 투자했다. LTE 후발주자 이미지와 투자 실기는 지금까지 KT를 괴롭히는 짐이다.

한편 LG유플러스의 전략이 통신판을 흔들 수 있을지는 과기정통부의 2018년 품질평가에 달렸다. 정부의 품질평가는 3사 품질에 대한 공신력 있는 잣대다. 체감품질 저하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LG유플러스가 3위를 탈출할 수 있는 날개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2017년 평가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마케팅 경쟁은 지양하겠다는 LG유플러스의 태도도 그래서로 풀이된다.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유치해도 평가가 좋지 않을 경우 모집한 가입자 전체를 적으로 돌릴 수도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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