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세계 스마트폰 3위 화웨이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통신장비에 이어 스마트폰까지 신뢰성에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정부에 의해서다. 미국은 중국이 정보를 몰래 빼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화웨이뿐 아니라 ZTE도 같은 지적을 받았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등 6개 정보기관 수장이 화웨이와 ZTE에 대한 불안을 표명했다. 두 회사 제품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외국 정부가 우리의 통신 네트워크를 장악할 수 있는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라며 “정보를 악의적으로 수집하거나 간첩행위를 할 수 있다”고 중국 회사 제품 사용을 미국 국민의 만류했다.
화웨이와 ZTE는 중국 회사다. 통신장비와 기기를 생산한다. 특히 화웨이는 세계 스마트폰 3위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화웨이는 1억5300만대의 스마트폰을 공급했다. 점유율은 10.1%를 기록했다.
화웨이와 ZTE에 대한 미국의 걱정은 중국이 이들을 통해 정보를 훔쳐갈 수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지난 2013년 롱텀에볼루션(LTE) 상용화 과정서 처음 불거졌다. 미국 정부는 미국 통신사의 화웨이와 ZTE 통신장비 도입을 불허했다. 당시 유럽연합(EU)도 같은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화웨이는 한국 LG유플러스를 통해 위기를 탈출했다. LG유플러스는 LTE 주력 네트워크를 화웨이로 깔았다. 선진시장 통신사 첫 사례. 국내도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통신사 사례를 만들어야 하는 화웨이와 비용을 줄이려는 LG유플러스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미국은 국내서도 화웨이에 반대했다. 이 때문에 LG유플러스는 미국 대사관과 주한미군기지 등 미국 관련 시설 인근은 다른 회사 장비로 LTE를 구축했다. 화웨이 도입을 결정한 이상철 전 LG유플러스 대표는 현재 화웨이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일은 화웨이가 스마트폰 미국 시장 진출 과정서 제기됐다. 미국은 국가 기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 하나다. 화웨이가 세계 1위 삼성전자 세계 2위 애플을 잡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하는 곳. 화웨이는 AT&T를 통해 올해부터 미국 스마트폰 공략을 꾀했다. 그러나 AT&T는 지난 1월 돌연 제품 도입 계획을 철회했다. 다른 통신사의 관심도 식었다.
한편 화웨이와 ZTE 스마트폰 사업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 정부가 직접 불안함을 표했다. 전 세계 고객이 ‘혹시나’라는 마음을 지니게 됐다. 특히 선진시장과 고가폰 사업 악재다. 또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사업 역시 선진시장 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