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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스마트폰 내비 2000만시대… ‘아이나비X3’가 살아남는 법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지난 2014년 미국 타임지는 ‘5년 내 자동차 내비게이션 단말기는 사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는 이미 스마트폰이 빠르게 내비게이션 단말기를 대체하고 있던 시기였다. 타임지가 예측한 5년 후는 오는 2019년, 내년이다.

실제로 국내 내비게이션 단말기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연간 200만대에서 최근 약 120만대 규모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스마트폰을 통한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은 월간 이용자 2000만명 규모로 커졌다. SK텔레콤의 ‘티맵’은 1000만명, KT와 LG유플러스가 공동으로 출시한 ‘원내비’는 400만명 이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위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내비게이션 단말기와 디지털 카메라는 비슷한 신세다. 각 업체가 위기에 대응하는 제품 전략도 비슷하다. 저가 보급형과 고가 고급형의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기본에만 충실하거나 아예 스마트폰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을 구축한다.

팅크웨어의 ‘아이나비X3(이하 X3)'는 후자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출시된 팅크웨어 내비게이션 단말기 중 가장 고가, 고성능 제품이다. 증강현실(AR) 솔루션, 고도화된 에이다스(ADAS,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울트라나이트비전(저조도 환경 보조)’ 등으로 무장했다.

◆높은 GPS 성능, 지하주차장에서도 OK = 스마트폰 카메라가 아무리 좋아져도 이미지센서 면적은 카메라에 비하면 작다. 같은 맥락에서 위치확인시스템(GPS)의 정밀도는 아직 내비게이션 단말기가 스마트폰을 앞선다.

보통 스마트폰 GPS는 흐린 날씨, 지붕 위 고가도로, 터널 등에도 수신율이 영향을 받는다. 가끔 현재 차량 위치를 엉뚱한 장소에 표시하는 경우도 있다. X3는 미국 위성 기반의 GPS, 러시아의 글로나스 위성 신호를 모두 수신한다. 여기에 디지털 3축 자이로 센서와, 3축 가속도계 센서, 고도계 센서를 결합해 추가 적용했다. 실제로 X3는 긴 터널에서도 신호가 끊어지지 않았다. 제법 깊은 지하층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부분은 스마트폰이 할 수 없는 일을 가능케 해준다.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도 지도와 함께 차량의 현 위치를 알려주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시승차가 주차장으로 진입하면 지도 화면이 자동으로 주차장 지도로 전환된다. 출구와 입구, 엘리베이터 위치 정보가 지도와 함께 표시됐다. 차량의 현재 위치 및 지하 몇 층에 있는지도 정확하게 잡아냈다. 주차장이 넓은 대형마트, 대형 건물 등에서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주차장에서 도로로 진입하면서 증강현실(AR) 모드로 전환했다. AR 길 안내 기능은 X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다. 카메라가 비추는 도로 영상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안내 표지를 덧씌운다. 덕분에 현재 어떤 차선을 선택해 주행해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고가도로 등으로 빠지는 길목에서 유용했다. 스마트폰 지도는 도로가 나란히 붙어 있거나, 위아래로 겹칠 경우 운전자가 구분하기 어렵다. 빠지는 길목이 연달아 붙어 있으면 더 길목을 놓치기 쉽다.

AR 기능은 에이다스와 만나면 좋은 시너지를 낸다. AR 모드로 주행 중 정면 횡단보도로 보행자가 지나가자 화면에 밝은 색으로 표시됐다. 차와 사람의 면적과 고저 차이를 구분해 인식하는 보행자 추돌 경보(PCWS) 기능이다. 근거리에서 사람이 갑자기 튀어나오면 경고음도 같이 울린다. 신호등이 적색에서 녹색으로 바뀌자 AR카메라가 이를 인지했다. 화면 상단에 출발하라는 신호가 떴다.


앞 차와 거리가 가까워지자 녹색으로 ‘DETECTION(탐지)’이라는 신호가, 앞차가 급정지하자 경고음과 함께 붉은색으로 ‘WARNING(경고)’이라는 신호가 나왔다. 도심형 전방추돌경보(uFCWS)다. 방향지시등 없이 차선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경고음이 울렸다. 이런 에이다스 기능은 교통사고를 다소 방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역시 대형차량에 차선이탈 경고장치(LDWS) 장착 예산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주차 시에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기능이 유용하게 사용된다. 후방카메라뿐만 아니라 양 옆, 전방까지 여러 개의 카메라 영상을 합성해 영상을 표시해 준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관점으로 차를 볼 수 있다. 좁은 골목길 코너 등에서도 시야 사각지대가 벽 모서리에 닿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시간 길찾기 성능, 어떤 내비가 더 정확할까 = X3에는 27만개 링크의 실시간 교통정보와 20년간 팅크웨어가 축적해온 교통 통계 정보가 반영됐다. 현재는 TPEG(Transport Protocol Experts Group)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테더링 등을 통해서도 무선 관제 정보, 실시간 도로 교통정보, 날씨 등 기상 변수가 반영된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앱과 길 찾는 성능이 큰 차이 없다는 것이 팅크웨어 측 설명이다.

X3에 탑재된 아이나비와 스마트폰 티맵 앱을 동시에 켜고 성능을 테스트했다. 출발지는 성남시 분당구 하오개로 한국학중앙연구소 인근, 목적지는 판교역에 있는 팅크웨어 본사로 입력하고 주행을 시작했다. 주행거리는 약 6킬로미터(km), 테스트 시간대는 금요일 오후 3시 경이었다. 교통량이 점점 늘어나는 시점이다.

경로는 비슷했지만 도착 예정 시간을 두고 X3와 티맵이 각각 약 11분, 16분이라는 다른 예측을 내놨다. 공교롭게 실제 목적지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약 14분 정도였다. 티맵이 근소하게 우위를 보인 셈이다. 교통 상황 변동에 대한 피드백이 더 우수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조작성은 X3가 스마트폰 앱을 이기기 어렵다. 스마트폰은 차량용 거치대에서 쉽게 탈부착이 가능하다. 필요할 경우 손에 들고 목적지를 입력할 수 있다. 음성 명령을 인식하는 앱도 많이 늘어났다. 티맵의 ‘누구’를 필두로 최근 네이버, 다음카카오, 현대엠엔소프트도 내비게이션 앱에 음성 조작 기능을 선보였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기능은 있다. 스마트폰과 X3를 연동하는 ‘아이링크’다. 스마트폰에서 미리 목적지를 입력할 수 있고, 스마트폰 화면을 노트북 터치패드처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화형 인공지능(AI) 비서 기능은 아니지만, 구글 키보드를 활용해 음성을 통한 ‘텍스트 입력’까지는 지원한다.

팅크웨어 역시 음성 조작 관련 기술 고도화에 매진 중이다. 과거 자회사인 파워보이스에서 연구 개발한 음성인식 솔루션 '마하 보이스'가 탑재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빠르면 팅크웨어 차기작에서 AI 음성 조작 기능이 적용된 제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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